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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인스토밍 회의, 시간 낭비는 이제 그만!

브레인스토밍 회의 운영 가이드라인

by 녹차라떼샷추가

브레인스토밍 회의,
한번 바꿔보자!


회사에서 쓸데없이 시간 쓰고 싶지 않아요. 일찍 퇴근하고 싶거든요. 야근하는 날에는 상사한테 불평이라도 하고 싶지만... 문제는 제가 대표라는 거죠. (하핫) 어쩌겠어요. 시간 낭비를 만드는 주범이 제 자신인 걸요. 해결책도 제가 찾아야죠.


오늘은 '브레인스토밍 회의'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해요. 결국 아무 말 대잔치로 끝나고 마는 의미 없는 시간을 어떻게 하면 생산적으로 바꿀 수 있을까요? 그 방법을 소개해 드릴게요. 주요 내용은 미국 MIT 경영대학원 그레거센(Hal Gregersen) 교수의 하버드비즈니스리뷰 2018년 Article을 참고했어요. [1]




지극히 익숙한

브레인스토밍 회의 모습


먼저, 많은 조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브레인스토밍 회의 모습을 떠올려볼게요.


1. 눈치 보기 - 참석자들은 먼저 말 꺼내기를 주저해요. 특별한 아이디어가 없으니까요. 그리고 괜히 나섰다가 욕먹을까 봐 두렵기도 하고요.


2. 부정 반응 - 누군가 어렵게 의견을 내더라도 기다렸다는 듯이 부정적 피드백이 쏟아져요. 특히 경험 많은 참석자는 "그거 이미 해봤어!"라고 단정 짓곤 해요.


3. 리더의 질책 - 회의 진행이 답답한 리더는 버럭 화를 내기도 해요. "왜 이렇게 아이디어가 없어??!!"라고 소리치면서요.


4. 체력 고갈 - 시간이 흐를수록 참석자들은 지쳐가요. 그러면 아무 아이디어나 좋다고 말하기 시작해요. 의미 없는 회의를 빨리 끝내고 싶으니까요.


5. 무임승차 - 리더가 의견을 내면 참석자들은 그 의견을 따르려고 해요. 속마음으로는 현실성 없는 의견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반박하면 피곤해질 테니 그냥 순응하는 거죠.


이런 모습이 반복되면 참석자 누구라도 브레인스토밍 회의가 불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될 거예요. 풍성한 아이디어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고요.




브레인스토밍 회의

운영 원칙 5가지


브레인스토밍 회의를 하는 목적은 '다양한 관점에서 문제 해결 아이디어를 최대한 많이 얻기'예요. 그 목적을 충실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5가지 원칙이 필요해요.


원칙 1. 아이디어 구상은 4분 이내로

여러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보통 사람들은 한 주제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3분 30초 정도라고 해요. 참석자들에게 아이디어를 이끌어 낸다고 하면 3분 30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편이 효과적이죠. 여러분들의 회사 동료들은 보통 사람보다는 뛰어날 테니 4분은 집중할 수 있을 거예요. 거기다가 적어야 할 아이디어 개수까지 15개 이상 정도로 명시해 주면 집중력을 더 이끌어 낼 수 있을 거예요.


원칙 2. 참석 인원은 3~6명으로 구성

효과적인 브레인스토밍 회의의 적정 인원은 3~6명으로 알려져 있어요. 3명보다 적으면 의견의 다양성 부족으로 효과가 충분하지 못하고, 6명을 넘어가면 진행 과정에서 비효율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져요. 소규모 그룹인 만큼 세부 인원 구성을 다양한 관점으로 구성하면 효과성을 높일 수 있어요.


원칙 3. 아이디어는 말이 아닌 글자로 적기

말로 아이디어를 표현하면 분위기나 말투에 따라 과대평가되거나 무시되기 쉬워요. 자신감 있고 적극적인 사람의 아이디어는 긍정적으로 보일 수 있고, 반대로 조심스럽고 소극적인 사람의 의견은 부정적으로 보일 수 있거든요. 게다가 누군가는 주눅 들어서 아이디어 제안을 주저하게 될 수도 있고요. 글자로 적는 방식은 불필요한 상호영향을 줄이는 효과가 있어요. 그 덕분에 참가자들은 자신이 가진 아이디어를 온전히 끌어낼 수 있게 되고요.


원칙 4. 의견 평가는 금지

누구나 인정받고 싶은 욕망을 가지고 있어요. 만약 누군가가 제안한 아이디어에 대해 진행자 혹은 리더가 우호적인 반응을 보이면, 그 후로 다른 참가자들도 그와 유사한 아이디어를 제안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져요. 칭찬받고 인정받고 싶으니까요. 그렇게 되면 회의 마칠 때까지 한쪽으로 치중된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아지게 될 거예요. 부정적 반응도 비슷해요. 부정적 반응이 나온 아이디어는 피하게 될 거예요. 그런 점에서 중립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편이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으는 데에 더 효과적이에요.


원칙 5. 질문 브레인스토밍에 집중

브레인스토밍 회의는 답변보다는 질문을 모으는 게 효과적이에요. 이 원칙은 특히 생소할 수 있으니 예를 들어 볼게요. 만약 '40대 남성을 위한 제품 홍보'가 주제라면, 이를 위해 고민해야 할 질문들을 브레인스토밍으로 묻는 거예요. '주된 방문 장소는 어디지?' '소득 수준은 얼마 정도일까?' 'SNS는 주로 뭘 쓰지?' 같은 질문들이 포함되겠네요. 보통 회사에서 직면한 문제는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경우가 많아요. 즉, 어떤 한 가지 기발한 답변으로 문제가 해결되기는 어려운 거죠. 그렇지만 이렇게 질문을 모으면 문제의 구조가 드러나고, 이후 종합적인 문제 해결 방향이 보다 명확해질 수 있어요.




브레인스토밍 회의,

실전 운영 가이드


위 브레인스토밍 운영 5가지 원칙을 적용하면, 보다 체계적인 브레인스토밍 회의 운영을 진행할 수 있어요. 회의 진행자 입장에서 진행 순서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어요.


회의 개요

1. 회의 시간 : 총 12분

2. 참석 인원 : 3~6명 (다양한 배경으로 구성)

3. 사전 준비 : 각자 노트와 볼펜 (혹은 사인펜과 포스트잇 등 필기구)


브레인스토밍 회의 진행 방식

1. (2분) 문제 해결이 필요한 주제에 대한 핵심 내용을 참석자들에게 설명한다.

2. (4분) 참석자별로 문제 해결을 위해 검토해야 할 질문을 10개 이상 본인 노트에 적도록 한다.

3. (4분) 참석자별로 순서대로 본인이 적은 아이디어를 간단히 설명한다.

4. (2분) 회의를 마무리한다.


브레인스토밍 회의 이후 작업 (별도 시간)

1. 언급된 아이디어를 유사한 그룹으로 분류한다.

2. 질문 그룹별 검토 우선순위를 설정한다.

3. 우선순위 순서에 따라 질문에 대한 답변을 정리한다.

4. 정리된 답변을 토대로 종합 해결책을 도출한다.

5. 필요시 추가 브레인스토밍 회의를 진행한다.




짧지만 제대로!


브레인스토밍을 오래 한다고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는 건 아니에요. 오히려 짧고 빠르게, 다양한 질문을 모으는 방식을 통해서 더 깊고 실용적인 해결책을 만들어낼 수 있어요. 저 역시 브레인스토밍 회의 운영 방식을 바꾸고 나서 회의 소집에 대한 부담이 많이 줄었어요. 시간 낭비 없이 진행되는 회의에 직원들의 집중도 역시 눈에 띄게 달라졌고요. 여러분들도 꼭 한번 시도해 보시길 추천해요. 모두가 일찍 퇴근할 수 있기를 응원합니다!




참고 문헌

[1] Hal B. Gregersen(2018), Better Brainstorming, Harvard Business Review, Mar-Apr 2018 (링크)




회의가 이렇게 행복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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