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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진우 Aug 16. 2018

남극의 어느밤

2018.03.12 블리자드

장보고기지에 블리자드가 불었다.

감독님이 밖에나가 영상을 찍고 오신다고 하셨다. 시간이 늦고, 홀로 나가시는게 걱정되어 장갑과 모자를 챙겨 따라 나섰다. 이미 저녁 8시가 넘었지만 아직 해는 지지 않는다. 이제 백야도 한달정도면 끝나고 밤의 시간이 올것이다. 지지않는 해는 능선에서 옆으로 돌았다. 하늘은 맑지만 지상은 블리자드로 인해 눈구름이 피어올랐다. 초속 20m/s가 넘는 바람에 산위에 얼어있던 눈들이 날려와 노출된 피부를 찔렀다. 얇은 장갑을 끼고 나와서인지 손가락이 얼어 붙었다. 

삼십분쯤 촬영을 하다가 감독님께 말했다.

"이거 안되겠는데요?"
감독님도 손이 얼어 더 찍기 어려울것 같다고 하셔서 카메라를 들고 복귀했다.
건물안에 들어와 외투를 벗으니 꽁꽁싸맨 옷 사이로 얼음조각들이 우수수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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