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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보는 사람이랑 친구 맺은 이야기

by 정진우
새 친구가 찍어준 사진

오늘은 일이 일찍 끝나 포트캐닝 공원에 가서 잔디밭에 앉아 책을 읽었다. 그런데 선글라스를 쓰고 큰 카메라를 들고 있어 관광객으로 보이는 여자가 말을 걸어왔다. 중국어라 잘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사진을 찍어 달라는 부탁 같았다. 사진 찍는 걸 좋아해 이런 부탁을 내심 좋아하는 나는 기쁜 마음으로 비싸 보이던 카메라를 들고 열심히 찍었다. 구도나 포즈도 바꿔가며 찍는데 막 신이 났다. 그러고 난 후에 이제 헤어지겠거니 생각하고 있던 찰나에 이 사람이 나를 찍어주겠다고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 상황이 재미있다고 생각한 나는 즐겁게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찍혔다. 말 한마디 안 통하던 우리는 그렇게 깔깔대며 열심히 사진을 찍었고 다 찍은 후에 친구를 맺고 번호를 교환했다. 이름이나 나이 등 서로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지만, 우연이 만들어낸 인연이 나에게 신선하게 다가왔고 책 읽는 것을 멈춘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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