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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울 수 없는 잔향

by 정진우

따스한 햇볕아래 쓴 커피와 그대가 있었다면.

오늘처럼 빛나는 달빛에 건배할 때 그대 역시 잔을 부딪힐 수 있었다면.

흔들린 사진 한 장에 다시 한번 그대와 함께 키득거릴 수 있었다면.

낭만 아는 그대가 더 세상을 탐구하고 음미할 수 있었다면.

그럼 얼마나 좋았겠나.

먼지 날리는 모래바닥을 바스락 거리며 나란히 걸어갈 때가 얼마나 좋았는지.

멈춰있는 그대에게 나이를 먹는 나의 모습을 공유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지.

갑자기 날아온 파편들이 파도처럼 일렁거리며 다가와 나에게 사정없이 박혀버린다.

눈물 나게 아름답고, 찬란하게 괴롭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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