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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by 정진우

나는 5월을 좋아한다.

설렘을 안고 있는 이 이야기는 우리 동네에서 시작된다.

우리 집에서 지하철역을 가기 위해 조금 걷다 보면 높은 담장에 넝쿨이 어지럽게 엉켜있는 집이 있다.

그 집 담장에서는 매년 5월 중순쯤 그 넝쿨에서 장미가 피어난다.

장미가 피어나면 그곳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나는 장미를 좋아한다.

강렬하게 불그스름한 색도 예쁘지만, 그보다는 젖은 장미 꽃잎이 생각나는 향이 더 매력 있다.

넝쿨 속에서 장미가 피어나는 그 시기는 참 몽글몽글하고 따뜻한 시기다.

5월은 가정의 달이면서 아직 더워지기 전인 포근한 봄이기도 하고, 청명하게 높은 하늘 아래에서 장미를 온전히 느낄 수 있다.

다른 달들도 좋아하는 이유를 만들어봐야겠다.

그리고 1년 내내 행복해져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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