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낭만이 유행인 것 같다. 숏폼 콘텐츠에는 낭만이라는 이름의 콘텐츠들이 쏟아져 내린다. 어쩌면 내 알고리즘만 그런지도 모르겠다. 낭만이란 무엇일까. 합리적인 삶 속에 ‘굳이’를 넣어보는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는 종종 합리적이지 않아 보이는 선택을 한다. 버스가 다니지만, 목적지도 불분명한 체 하염없이 걸어가기도 하고, 다음 날 피곤해할 것을 알면서도 노래를 들으며 늦게 잠들기도 한다. 또한, 해외에 머물며 우연히 만난 사람과 친구가 되기도 하고, 매일 같은 퇴근길이지만 오늘은 다른 길로 돌아가 보기도 한다. 하루에도 수백 번씩 생겼다 사라지는 감정과 생각들을 글로 쓰기도 한다. 참 비효율적이며 이해하기 어려운 존재다. 나조차도 말이다. 돌아보면, 나의 낭만이라고 부르는 것들 속에는 기본적으로 도망과 일탈이 담겨있다. 매일 똑같은 일상을 견디지 못하고 나만의 작은 일탈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런 작은 일탈은 숨통이 트이고, 쾌감과 함께 세상이 아름다워 보이기까지 한다. 나는 이런 작은 일탈을 낭만이라고 이름 붙였다.
내가 추구했던 것은 과연 ‘낭만‘이 맞을까. 낭만의 사전적 정의를 알아보자. 사전에서 낭만이란 ‘현실에 매이지 않고 감상적이고 이상적으로 사물을 대하는 태도나 심리. 또는 그런 분위기.’라고 나와있다. 어쩜 이렇게 찰떡같은 뜻인지. 현실에 매이지 않고 감상에 젖는 게 낭만이라면 나의 낭만도 낭만으로 쳐도 될 것 같다.
나는 나의 낭만을 통해 이성과 감성을, 그리고 합리와 행복을 줄다리기한다. 분명 왔다 갔다 하는 과정을 반복하지만, 어느 한쪽이 완전히 이겨서는 안 되는 그런 줄다리기다. 어느 한쪽이 이겨버리면 낭만이라 볼 수 없을 것 같다. 평소에는 현실에 충실하되, 거기에 지칠 때쯤 낭만이 필요한 것이다. 현실 자체를 아예 무시해 버린다면 그것을 과연 ‘낭만’이라고 볼 수 있을까. 뭐든 적당한 게 좋은 것이다.
나는 낭만을 추구한다. 세상을 보다 아름답게 바라볼 수 있기에. 당신만의 일상의 낭만은 무엇인가? 당신이 요즘 굳이 하고 있는 작은 일탈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