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예민한 사람들

뗄 수 없는 나의 예민함

by 정진우


어딜 가나 그런 사람들이 있다. 작은 소음에도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거나, 다른 사람의 마음의 변화를 가장 먼저 알아채는 사람들. 바로 예민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나도 그런 사람들 중 하나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난 소음에 엄청 예민하고, 냄새와 사람들에게 예민하다. 심할 때는 아침 먹을 때 나는 숟가락과 그릇 부딪히는 ‘달그락’ 소리에도 미치도록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어떤 심경 변화나, 나의 대한 평가에 관한 것들도 남들에 비해 더 신경 쓰며 사는 것 같다. 사실 신경 쓰지 않으려 해도 먼저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나에게 필요 없는 정보들과 감각들까지 느끼며 살아가기 때문에 피로함과 스트레스를 종종 느끼고는 한다.


그런데 최근에 이 예민함의 장점을 알게 되었다. 나는 이 예민함 덕분에 예술에 더 예민하고 풍부하게 감동과 자극을 얻을 수 있다. 그래서 노래 듣는 장르의 폭도 꽤 넓은 편이다. 또한, 사진을 정식으로 배운 적은 없어서 기술은 모자라지만, 나만의 감성 하나는 뒤지지 않는다. 난 이런 나의 특성 덕분에 지나쳐 가는 글과 그림, 음악, 영화 같은 아름다운 것들을 어느 하나 놓치지 않고 감동을 느끼며 살고 있다. 그리고 내가 관심 없는 타인의 감정을 느낄 때에는 스트레스를 받지만, 좋아하는 사람들의 감정을 느낄 때에는 더 세심하게 챙겨줄 수 있다. 그래서 이제는 나의 예민함은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항상 예민해서 지쳐하고, 나의 그 예민함에 스스로 스트레스를 받던 나에게 큰 변화이다. 요즘 나를 더 알아가며 '나'와 친해지며 생긴 변화이다.


마지막으로 난 예민한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우리는 보통 불행과 스트레스에 대해서는 정말 예민하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그 예민함을 줄일 수가 없다면 작은 행복에 대해서도 좀 더 예민해져 보는 것은 어떨까? 난 요즘 소소하지만 행복한 것들에 예민하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취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