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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취미가 어떻게 되세요?

by 정진우

요즘 사람들은 사람들은 취미가 별로 없다. 취미가 뭔지 물어보면 다들 없다고 하거나 넷플릭스 본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바쁘고 지치는 일상에 취미한테까지 한 자리를 내주기엔 다들 지친 것 같다. 이미 충분히 바쁘고 열심히 살고 있는데 취미 생활까지 시간과 에너지를 써가며 즐기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는 하다.


나도 꽤 바쁜 삶을 살고 있고, 살아왔다. 그래도 그 일상 안에서 나는 열심히 취미 생활을 즐긴다. 영화 보는 것을 좋아해서 한 달에 2~3편의 영화를 매번 영화관에 가서 보기도 하고, 전시회를 좋아해서 새로운 전시회가 열리면 혼자라도 가서 즐기고 온다. 그리고 사진 찍는 것을 정말 좋아하는 나는 바쁜 일상에서 나의 눈을 카메라의 렌즈처럼 주변을 보고 다니다가 놓치고 싶지 않은 장면을 보면 언제나 사진을 찍는다. 물론 인스타그램에 열심히 기록 중이기도 하다. 이 취미는 평생 갈 것이라 자부한다. 또한, 지하철이나 밖에서 시간이 날 때 책을 읽을 때면 기분이 정말 좋다. 예전에는 한국사에 꽂혀서 대중교통에서 한국사 라디오만 듣기도 했었다. 최근에 생긴 취미로는 지하철로 이동할 때 지금처럼 글을 쓴다. 글을 쓴다는 게 이렇게 즐거운지 깨달아가는 요즘이다. 또 빼놓을 수 없는 취미로는 새로운 노래를 찾아 헤매다 마음에 드는 노래를 나의 플레이리스트에 담는 것이다. 개인의 플레이리스트는 그 사람의 취향과 개성을 보여주고, 돈으로 가치를 매길 수 없는 자신만의 보물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는 이런 취미를 즐길 때면 살아있음을 실감한다. 이런 나의 취미는 혼자서 할 때도 결코 그 효과가 적어지지 않으며 내가 인생에서 즐길 수 있는 것들을 더 풍족하게 만들어 준다. 그리고 취미가 있으면 혼자 있을 때 공허하지 않게 도와주기도 한다. 혼자 있을 때 하고 싶은 것이 있고, 그것을 즐길 수 있다면 그 사람은 무너지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기록을 하면 좋겠다. 기록의 장점은 정말 단순하지만 쌓인다는 것이다. 기억은 자주 꺼내지 않으면 어느새 휘발되어 버리기 때문에 기록을 하면 보람도 있고, 취미 이상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취미를 만들고자 한다면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것으로 정하면 좋겠다. 흥미가 없는 것을 어떤 의무감이나 남들이 한다고 해서 따라서하면 취미로 자리 잡기가 정말 어렵고, 결국에는 일이 되어 지쳐버릴 것이다. 나의 경우에도 운동이 취미가 되는 것이 참 어렵다. 운동은 나에게는 참 흥미가 생기지 않는 취미이고, 항상 의무감 때문에 시작했다가도 흥미를 잃고 흐지부지 되어버리기 일쑤이다.


매일이 똑같은 챗바퀴처럼 느껴져 마음이 점점 닳아가고 있다고 느껴지는 사람들에게 조심스레 취미를 가져보는 것을 추천한다. 하지만 “취미를 가져야지!”라는 부담스럽고 거창한 마음가짐보다는 “내가 원래 뭘 좋아했더라...?”라고 스스로 자신에 대해 알아가는 질문을 하면 좋겠다. 아마 오랫동안 침묵하고 있던 마음이 어떤 취미를 가지면 좋을지 같이 고민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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