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체크인의 야박함

VIA INN SHINAGAWA OIMACHI JR-West Group

by 키메

숙소에 짐을 맡기고, 내가 향한 곳은 도쿄 디즈니랜드였다. 지하철 티켓을 사려고 현금을 인출하고 왔다 갔다 할 때에는 거대한 캐리어를 끄는 내내 비가 내려 참 나 자신이 초라해 보였는데, 짐을 넣고 디즈니랜드에 가려는 순간 날씨가 어찌나 좋던지 여태 공항에서부터 시작해 고생한 시간이 모두 잊히는 순간이었다. 날씨가 좋았던 건지, 내 기분이 홀가분해진 것인지, 드디어 짐에서 벗어난 기분에 여유가 생긴 것인지 이제야 '도쿄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 전 상해에 갈 때에도 그랬다. 언제나 여행을 시작하는 시간은 한국의 오전이지만, 짐까지 모두 넣고 나면 대부분 호텔의 체크인 시간인 3시 정도가 된다. 그제야 이제 여행을 시작해 볼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에 그 순간부터 나는 여행이 즐거워지기 시작한다.


이날 예약 한 호텔의 체크인 시간은 3시였다. 명기된 시간은 3시라고 하지만, 2시가 조금 지나고 나면 대부분 체크인을 해주는 경우가 많았다. 2시 15분에 도착한 호텔 로비에서 내심 짐을 룸에 넣고 갈 수 있을까? 조금은 기대했었다. 피곤한 캐리어 넣어두고, 조금 짐정리도 하고 싶었던 마음 컸다. 하지만, 데스크에서는 정각 3시부터 체크인이기 때문에 짐을 프런트에 맡기라고 했다. 체크인 시간은 3시이기 때문에 정확히 3시에 체크인은 당연한 일이지만, 여기까지 오는데 실수 투성이었던 나 자신이 조금 쉬어가고 싶었던 터라, 약간의 여유를 기대했었나 보다. 그러고 보면 3시가 체크인인데 5시부터 가능하다고 했던 우리나라의 호텔에 비하면 또 감사해야 하는 일인가 싶기도 하다.


아무튼 숙소에 도착했고, 또 짐에서 벗어나고 나니 뭔가 홀가분하고 가벼워진 기분으로 도쿄 디즈니랜드로 가기로 했다. 사실 이날 도쿄 디즈니랜드도 가고 싶지 않고, 인근에서 한 시간 돌다가 체크인을 하고 싶을 정도로 몸과 마음이 지친 상태였다. 여행 간다고 행복할 것 같지만, 사실 언제나 모르는 동네에서 시작하는 여행은 설렘과 걱정, 그리고 즐거움과 두려움이라는 반사적인 미묘한 감정이 섞여있어서 언제나 100% 즐거움을 갖고 시작하게 되는 건 아니었다.

모든 과정을 마치고 내가 여행할 때 애정하는 노란색과 검은색 도트가 그려진 에코백을 하나 들고 그 안에 촬영하려고 가져온 인스타 360을 넣고 또 역으로 걷기 시작했다. 내가 있었던 호텔은 오이마치역 근처에 위채 해 오아마치역에서 디즈니가 있는 마이하마 스테이션까지 또 지하철을 이용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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