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먼 자체로도 매력적인 여행지였지만, 샤먼을 여행하지 않으면 왠지 나는 가보지 않을 것 같은 장소였던 곳이었기 때문에 이번 샤먼여행의 여행장소들이 조금 적어진다 하더라도 꼭 가야겠다고 생각한 여행지였다. 물론 지금까지 다녀온 분들도 너무나 많고, 책에서도 배웠던 세계문화유산 장소였기 때문에 꼭 이번 여행을 선택하지 않아도 아마 다음에 기회가 있을 수도 있고, 배웠던 내용 등을 고스란히 기억 속에 남겨둘 수도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접 보고 싶었던 오래된 생활과, 토루가 가진 힘, 땅의 흙으로 지어 올린 원형의 건축물,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궁금했었다.
직접 갔을 때, 건물과 시골이라는 느낌 그리고 오래된 역사적 장소라는 것 외에, 사람들의 모습은 지금 우리 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시골스러움이라는 것이 비단, 문명이 닿지 못함이 아니라 조금 덜 발전된 모습일 뿐 토루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일반 관광객들을 받느라, 여행업과 서비스업 그리고 음식업 등이 매우 발전한 모습이었다.
내가 생각했던 토루가 이런 모습이었나?라고 생각했던 내가 의아할 만큼, 그들의 관광적 요소가 오래된 토루일 뿐 우리의 삶이 문명이 더 많이 닿은 도시와, 관광업을 중심으로 한 그들의 삶이 차이가 있을 뿐 내가 생각한 큰 차이는 없었다.
시골의 문명이 크게 자리하지 못할 것 같은 느낌이 아닌, 자연 속에 담긴 그들의 삶, 그리고 자연의 경관에서 풍겨 나오는 첫인상이 토루를 더욱 의미 있게 해 주었다.
1. 토루로 가는 길
내가 다녀온 토루여행은 24년 8월 31일이었다. 24년 8월의 마지막 날에 다녀온 토루는 머나먼 중국에서 나 홀로 현지인 투어로 다녀오는 두려움이기도 했고, 세계문화유산을 만나는 즐거움이기도 했다.
이번 중국 여행을 다녀오며, 토루에는 가고 싶었지만, 한국인이 운영하는 토루관광은 비용이 너무나 비쌌기 때문에 나는 조금 더 저렴하지만, 편한 차량을 탈 수 있는 토루 현지투어를 신청했었다.
운수요와 4탕 1채라는 두 가지 토루를 들르는 현지투어였는데, 왠지 샤먼에 가게 되면 현지투어 신청하는 게 어렵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미리 위챗을 통해 현지여행사와 대화로 투어를 신청하게 되었다.
이번에 다녀오며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고, 개인으로 가기에는 거리가 있기 때문에 현지투어도 추천할 만하다. 가격은 390위안으로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한국인이 운영하는 1000위안의 현지투어에 비하면 나쁘지 않게 다녀온 가격이라고 생각하며, 그래야만 한다. (물론 뒤에 가서 내가 60위안 정도를 더 주었다는 걸 알았지만)
그렇게 샤먼에서 토루까지는 자동차를 이용해도 한 시간 반에서 2시간이 소요되는 꽤 먼 거리다. 함께 한 토루 관광운전사는 매일 샤먼에서 난징의 토루까지 하루에 한 번 사람들을 태워 이동한다고 했다. 꽤나 힘든 거리고 운전이 너무 많아 힘들겠다고 하자, "사는 거라 어쩔 수 없다. 살기 위해 하고 있어, 하지만 이렇게 관광가는 사람들이 너무나 고마워."
어디든 살아가는 건 참 힘들고, 다양한 방법이 있으며, 그 일이 또 감사한 마음을 갖게 한다는 건 기사님을 통해서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
우리는 6명이 함께 토루를 이동하는 차량을 이용했고, 내가 한국인이어서 아니면 우연이었는지 모르겠지만, 그는 나를 가장 앞자리에 태워주었다. 그렇게 가는 내내 말이 많이 통하지 않아도 띄엄띄엄 묻기도 했고, 난징에 다다르자, 입구에서부터 시작하는 토루마을의 작은 토루를 나에게 소개해주기도 했다.
2. 토루 안내센터
나는 흥분하지 않을 수 없었다. 홀로 온 중국여행에서 내가 직접 예약한 현지여행사와 (사실 중국인에 대한 신뢰가 완벽한 것은 아니었기에 안전성과 사기가 아닐까에 대한 걱정은 무수히 했다.) 샤먼에서 시작해 드디어 토루에 도착했다.
우리가 가장 먼저 차를 타고 도착한 곳은 토루 안내센터였다. 여기에서 각각의 토루로 이동하는 차량을 타기도 하고, 입장권을 구매하기도 한다. 문의했을 때 토루는 따로 입장료는 없다고 했지만, 나는 패키지 포함이라 별도로 내지 않았고, 개별로 오는 경우에는 토루 입장료가 있다.
사실 이렇게 토루 안내센터에 들르게 되면 뒤로 바로 입장해서 토루가 있을 줄 알았는데, 모든 토루 입장을 관할하는 장소 일 뿐 또 각자의 토루로 이동해야 한다.
3. 토루의 구분
푸젠 성 토루는남정토루군와 용정토루군로 나뉜다.
남정토루 안에 전라갱토루와 운수요마을, 그리고 하갱토루가 위치하며, 용정토루 군 안에 고복, 홍갱, 초계가 모여 있다.
4. 토루
푸젠토루는 흙으로 다져 굳힌 하카인과 푸젠성 남서 다른산악 지방의 흙 건축물로, 대부분 12세기에서 20세기에 걸쳐 만들어진 건축물이다. 보통 흙으로 크게 공간을 에워싼 건축물을 말하며, 사각형이나 원형의 형태로 매우 두껍고 무게가 나가는 흙벽과 나무 골조로 지지를 하여 2층에서 5층 높이로 쌓는다. 이 흙건축물은 10cm정도 두께의 하나의 문을 가지며, 맨 꼭대기에는 비적을 방어하기 위한 총구를 두어 방어용 목적이 있는 건축물이다.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나다.' 라는 고대 중국의 우주관이 반영된 건축물로, 건물의 가운데가 뻥 뚫린 원형의 건물이 들어서있고, 주로 식량 창고나 주민들의 축제를 여는 오픈공간으로 활용된다.
가장자리에 아파트 주거형태로 1층은 주방과 욕실 2층은 거실 3-5층은 침실공간으로 대가족이 함께 살 수 있었다.
남정토루 2코스 투어 일정
내가 다녀온 코스는 남정토루 3가지 코스 중에서 2곳인 운수요마을과 전라갱토루가 포함된 코스였다. 알고 보니 나는 용정토루 중에서도 승계로 고복토루도 가보고 싶었던 코스였는데, 다음에 또 가게 된다면 (힘들고 소요시간이 길어 또 투어를 갈지는 미지수지만) 고복, 승계루를 꼭 한번 들러보고 싶다.
운수요마을
처음으로 다녀온 곳은 운수요마을이었다. 입구에서 공안처럼 안내하는 분이 중국인들 신분증과 나의 외국인 티켓을 검사하고 나서 갑자기 남자 한 명이 차에 올라탄다. 가이드라며 이번 운수요마을을 투어 해줄 분이 같이 탑승하고 나서 드디어 차량은 5분가량 더 올라가 운수요마을 입구에 다다랐다.
운수요 마을 안에는 정방형토루인 화귀루, 원형토루인 회원루, 그리고 수명이 200-600년이 넘어 마치 울창한 숲처럼 보이는 용수의 풍경을 모두 관람할 수 있는 유명한 곳이다.
중국에서는 운수요라는 영화도 있어 영화촬영지로도 꽤 유명한 장소였으며, 우리나라 신서유기 프로그램에 나와서도 꽤 유명해진 곳이라고 한다.
처음으로 만난 토루는 원형토루인 회원루 , 토루의 역사를 볼 수 있는 토루박물관인 토루지광문화원, 정방형토루인 화귀루 , 그리고 어김없이 코스에 빠지지 않는 차를 파는 곳에서 한 시간 정도 앉아 여유롭게 차 한잔 하며, 계속 말을 하는 차를 한 모금 마셔본다.
운정토루에서 20분 정도 더 들어가면 만나는 하갱토루는 이번에 다녀오지 않았지만, 사실 토루가 다들 비슷한 형태로 되어 있기 때문에 한두 코스만 둘러보고 분위기를 만끽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기대했던 토루는 생각보다 거대했고 토루마을이 꽤 컸던 탓에 이날의 관광은 하루를 온전히 토루에 다 쏟아야 했다.
전라갱토루
운수요마을에서 땀범벅이 된 채로 판매하는 차를 한 모금 한 다음 남정토루 중 전라갱토루를 가기 위해 다시 토루센터를 찾았다. 그곳에서 전라갱토루로 가는 차량을 다시 갈아 탄 다음, 우리는 남정토루까지 대략 10분 정도 차를 타고 가장 유명한 사채이탕을 보러 움직였다.
남정토루에는 전라갱토루, 운수요마을, 하갱토루 3곳의 명소가 있으며, 그중에서 전라갱토루 안에 있는 사채이탕, 유창루, 탑하촌 마을 이렇게 3개의 장소를 다녀왔다.
사채이탕은 전라갱토루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명소로, 4개의 원형토루가 1개의 사각형 토루를 감싸고 있는 형태를 이루고 있어, 국1그릇과 반찬4개를 의미하는 사채이탕 으로 불리고 있다.
여기에 700년 역사를 가진 유창루, 그리고 탑하촌 마을과 덕원당을 함께 돌아보는 루트로 여정을 마무리했다.
사실 기대하고 또 기대했던 여행 일정 중의 하나였다. 나의 샤먼여행이 3박 4일로 길지 않은 기간이었기에 하루를 온전히 샤먼에서 토루여행, 하루는 샤먼의 구랑위를 빼면 샤먼을 돌아볼 수 있는 건 하루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토루를 본다는 건 샤먼여행이었기에 가능했고, 여기에 왔기 때문에 또 가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기에 결론적으로 다녀온 건 참 잘 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 무덥고, 긴 여정이었지만, 색다른 중국의 오래된 문화유산을 볼 수 있었던 특별한 경험, 샤먼을 간다면 토루 여행은 꼭 한번 들러볼 만하다.
▶ 토루 안내센터
샤먼 여행을 하면서 꼭 한번 들러보길 추천 하는 토루. 사실 토루는 샤먼을 여행하면서 또 빼놓을 수 없는 여행지기이도 하다. 운전사는 잠시 우리를 차안에 대기하라고 했고, 중국인들에게는 거주증을 그리고 나에게는 여권을 받아, 토루 안내센터에서 입장권을 받아주었다. 토루센터가 있을 만큼 거대한 곳이구나 라는건 참 새로운 일이었다. 생각보다 토루 지역은 매우 넓었고, 비슷한 건축물의 건축기술과 구조는 동일했다. 날씨가 좋은 날 도착한 푸젠성 토루여행의 시작. 토루안내센터의 규모와 중국풍에서 세계문화유산 토루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 토루 입장권
중국인들에게는 별도의 티켓이 발급되지 않는다. 나에게만 나왔던 외국인 티켓. 한장만 들고 들어서보는 날. 토루로 들어서는 입구에서 인원과 함께 거주증을 체크했다. 토루의 티켓을 받아들고 들어서보는 여행. 세상 어디에도 없는 중국에서만 만나는 토루의 건축양식, 그리고 그들의 생활을 드디어 만나볼 수 있다는 설레임이 가득했다. 중국인들에게도 색다른 토루는 현지인들에게도 많이 찾는 관광상품이다. 중국의 세계문화유산은 사실 우리나라보다 규모면에서 큰 곳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들의 넓은 땅 만큼 독특한 양식도 있지만, 또 규모에서도 새롭게 들여다볼 수 있는 세계문화유산 투어 들여다보자.
▶ 흙으로 적을 막아 올린 전통 건축
토루는 티비에서 보았던, 그리고 책에서 보았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 오래된 시간을 고스란히 담은 그들의 건축양식은 어쩌면 전통적이고, 어떻게 보면 현재의 삶을 가두어 둔 요새 같기도 했다. 오래된 건축물의 의미가 크기에 그들은 이곳에 적응해 그들만이 삶의 방식을 유지하고 있었고, 또 국가에서 관리하는 만큼 관리가 잘 되어 있어 외지인에게는 토루 그 이상의 중국 역사를 들여다볼 수 있는 곳이다. 닫혀진 원형과 사각의 공간, 그리고 하늘과 땅이 공존하는 그들만의 자그마한 세상을 고스란히 만나볼 수 있는 중국의 세계문화유산투어는 그렇게 하루종일 진행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