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치 : South of Gulangyu Island, Siming District, Xiamen 361001, China
- 시간 : 08:00 - 18:00 (성수기기준)
- 가격 : 30 RMB
아침에 구랑위에 처음 들어와 만난 바다뷰와 야자수에 흠뻑 빠져 사진을 찍던 아침 시간은 어디로 가고, 일광암에 오르며 지친 나는 구랑위에 두번 오긴 힘들수도 있다는 생각에, 가려고 했던 숙장화원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들러보기 좋은 정원들은 더 많이 있지만, 모두 들어가 둘러보기에는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기에, 나는 곧장 다른 장소보다 숙장화원으로 향했다.
일광암을 둘러보고 내려 오며 이미 몸은 지쳐있었다. 여유롭다고 생각한 구랑위에서의 시간은 점점 흘러가고 있었고, 지도 하나 없이 들어온 구랑위에서는 입구에서 찍은 지도 한장과, 이정표, 그리고 중국에서는 크게 쓸모없는 구글맵을 들고 이리저리 위치를 찾아보고 있었다. 다행이었던 것은 이정표가 너무나 잘 되어 있어 찾아가는 길이 나쁘지 않았고, 간혹 모르는 길이 나와서 주변에 물어보면 또 친절하게 알려주셨다.
일광암이 있는 곳에서 숙장공원까지는 도보로 대략 15분거리에 위치하지만, 처음가는 길이라 그런지 나에게는 그 이상의 시간이 걸린듯했다. 일광암에서 구랑위의 메인 광장으로 내려오는 길엔 골목골목에 고스란히 남은 근대건축물들을 둘러볼 수 있었고, 그 골목을 빠져나오면 구랑위가 아닌 가보지 못한 티비에서만 보았던 해안가 근처의 가게들이 즐비한 펍 같은 분위기의 가게와 또 음식점, 기념품샵이 가득한 메인광장을 만나볼 수 있었다. 샤먼 본섬에서보 보지 못했던, 동양인이 아닌 서양인 단체관광객을 만나기도 했고, 그들이 가진 친화력이라고 해야할까? 동양인들에게는 조금 어색한 큰소리로 상인들에게 웃으며 인사하는 모습이 신기해보기이도 했다.
정말 어디에서도 본적 없는 여러갈래의 뿌리가 꼬여있는 특이한 아치형태의 나무 그늘을 지나기도 했으며, 알록달록 파스텔톤으로 만들어진 가벼운 느낌의 음식을 파는 가게를 지나기도 했다. 구랑위하면 빠질 수 없는 망고를 깎아서 파는 가게들도 곳곳에 보였으며, 아기자기한 우리나라 망원동에 있을법한 작은 주택가 속의 음식점들도 가득했다. 오래된 조계지인 만큼, 근대건축물은 보존되는 것 뿐 아니라, 여전히 이용되고 있었고, 음식점으로도 오픈된 가게들이 많아서 오래된 건축물을 보기만 하는 것이 아닌 즐길 수 있는 곳이라는 점도 나에게는 너무나 색다른 경험이었다.
특히나, 이곳 넓은 광장에서 만나는 특별한 하나의 바위가 있었다. 바로 AAAAA 라는 중국의 관광지 소개였다. 쉽게 말해 중국 국가에서 인정한 관광지 등급이라고 하면 가장 간단하다. 5A는 가장 추천하는, 꼭 가볼만한곳, 중국에서 인정한 , 손꼽히는 관광지라는 의미인데, 구랑위가 바로 그런 곳이었다. 유명하다는건 알았지만, 막상 중국에 와서 저 마크가 있는 관광지에 와보니 새삼 구랑위가 특별하구나 라는게 실감이 났다.
그렇게 힘들었던 일광암에서 숙장화원으로 가는 길은 또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일광암이 오르고 올라서 다다른 곳이었다면, 숙장화원은 해안가에 위치한 정말 중국의 자연와 건축의 미를 가진 정원이었기에 바닷가로 내려가는 편안함과 바람과 시원함을 가까이 만나러 가는 길의 그늘과 볼거리가 더욱 흥미로워 보였다. 사람들이 점점 더 북적이기 시작했고, 구랑위에 들어와 처음 해안가에 들어섰을 때처럼, 점점 해안가로 가까워지며, 산책하고 쉬어가기 좋은 평지 산책로가 더욱 넓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선선한 바람과 바다, 그리고 나무그늘 아래 징검다리처럼 놓여진 돌바닥을 총총 걸으며 사진을 담는 사람들의 모습. 중국인듯 하지만, 여기 있는 모든 중국인들도 관광온 것 같은 행복한 모습도 색달랐다. 본섬에서는 뭔가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라면, 구랑위는 그들에게도 마음을 놓고 쉬어가는 편안한 섬관광지 였다. 마치 우리나라 제주도에 가면 사람들이 기분이 들뜨는 것 처럼.
1. 숙장화원
1913년에 지어진 숙장화원은 구랑위섬 남쪽에 위치하고 있는 정원이다. 청나라 시기 복건성에 거주하던 임씨들이 대만으로 건너가 살다가, 이후 일본이 대만을 점령하자 그곳에 살던 임씨의 후손 '임이가'는 선조등릐 고향인 복건성에 돌아온 후, 그 중 샤먼의 섬 구랑위에 들어가게 되었다. 이후 자신이 자랐던 대만의 임가화원을 그리워해 구랑위에 이와 같은 형태의 화원을 건축하고, 자신의 자와 비슷한 음의 숙장을 화원의 이름으로 지어 숙정화원이라 하였다고 한다. 바다 옆에 지어진 숙정화원에는 피아노박물관, 십이천동, 44교가 손꼽히는데, 44교는 바다를 바라보기에 좋은 곳으로 느긋하게 관람할 수 있는 장소로 유명한 구랑위의 손꼽히는 볼거리이며 포토스팟 그리고 경치를 바라보며 쉴 수 있는 관광지이기도 하다.
2. 매표소
숙장화원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티켓을 구매해야 한다. 나는 일광암에서 통합권을 구매했던 터라 따로 숙장화원에서 티켓을 구매하지 않고, 큐알코드를 찍고 입장했다. 우측으로 가게 되면 전시관과 같이 쉬어갈 수 있는 넓은 공간이 나오고, 좌측으로 가면 바다를 따라 가는 산책로, 그리고 높은 뷰에서 바라보며 전시된 피아노를 볼 수 있는 피아노전시관을 만나볼 수 있다.
3. 바다 위의 다리, 바다와 연결된 연못
숙장화원은 들어서면 바다를 향해 연결된 다리가 굉장히 인상적이다. 그 옆으로는 계단을 이용해 오르면, 넓은 바다뷰를 즐길 수 있는 피아노전시관도 만나볼 수 있었다. 우선 전시관으로 오르기 전에 나는 바다를 향해 걸었다. 중간에는 큰 바위가 하나 중심을 잡고 있고, 지그재그로 이어지는 석교의 중앙에는 바다를 감상하고 앉아 있을 수 있는 돌로 만들어진 정자가 있다. 해변가에 세워진 화원이지만, 그 중앙에 연못이 조성된 모습도 이색적이었다. 연못에서 이어지는 바다와의 풍경. 숙장화원의 여유로움과 바다의 드 넓음을 같이 만끽해볼 수 있다.
무더웠던 날에 걸어 도착해야 했던 숙장공원에서 잠시 난간에 앉았다. 바다를 배경으로 중국전통양식의 정원이 어우러진 곳이라, 사람들도 사진으로 담아 지금을 기억하고 싶은 순간이었다. 다들 함께 모여 카메라로 사진을 담기 바빴고, 다들 얼굴이 너무나 해맑고 행복해보였다. 왠지 무더위에 지쳐있던 나만 힘들었나 싶을 만큼, 다들 미소를 가득 머금은 모습에 문득, 나도 저렇게 웃고 싶어서 여행 온 거 였는데 라는 생각이 들더라. 왠지 좋기도 하지만, 힘들었던 구랑위였기에 두번오고 싶지 않으면서도, 시간적 여유가 없어 많이 쉬지 못한 장소들을 다시 한번 오게 되면, 더 느긋하게 바라보고 더 들여다볼 수 있을까? 라는 아쉬움이 교차했다.
잠시 앉아 멍하니 바람 쐬며 사람들을 구경해본다. 살짝 뿌연날씨였던 터라, 저 멀리 보이는 건물들이 없어서 오로지 숙장화원과 바다, 구름만이 있는 듯한 느낌에 더 구랑위는 마법같이 느껴졌다.
4. 12동천과 피아노박물관
바다를 마주한 숙장화원을 거닐다가 돌계단으로 이루어진 곳으로 눈길을 돌렸다. 위로 오르면 중국 최초의 피아노박물관이 있어 그곳으로 가는 길목에 이색적인 돌담이 들어온다. 12동천이라 하여 인공적으로 만든 산인데, 동천은 도교에서 신선이 산다는 별천지를 이르는 말로 산천으로 둘러싸인 경치 좋은 곳을 의미한다고 한다. 숙장화원을 거닐며 돌계단을 올라 만난 12동천은 12간지를 나타내는 동물상을 만나볼 수 있는데, 자신의 띠를 나타내는 동물과 사진을 찍으면, 건강하다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한다. 나는 사실 이런 돌무덤으로 형태를 만들어둔 곳을 그리 좋아하진 않아서 한번 스윽 둘러보고 오르긴 했지만, 의미가 있는 장소이거나와 건강을 기원하고자 하는 분들에게는 또 색다른 공간의 재미가 될 수 있을 듯 하다.
12동천이 있는 돌계단을 돌아 오르면 피아노박물관을 만나볼 수 있다. 피아노박물관은 후유이씨가 수집한 40개 이상 이상의 고대 피아노가 전시되어 있는 곳이다. 다양한 피아노를 만나볼 수 있는 박물관이지만, 사실 피아노의 형태적인 의미를 아는 수준은 아니었기에, 나에게는 많은 피아노가 있구나 라며 그냥 둘러보는 것이 다 였던 터라, 피아노마다, 그리고 가이드북이 있으면 더 좋지 않을까 라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래된 것들에 대한 고풍스러움과 멋스러움은 설명이 없어도 느낄 수가 있는 곳이기 때문에 계단을 오르며 구랑위의 바다와 지그재그로 이어져 바다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뷰를 즐기는 순간도 좋다.
▶ 숙장화원 매표소
우선 숙장화원의 표를 구매해야 했다. 나는 일광암에서 시작해 통합권을 구매했던 터라, 별도로 티켓을 구매하지 않고, 숙장화원 입구에서 큐알을 찍고 입장 했지만, 만일 개별 장소에서 매번 티켓을 구매할 예정이라면, 다시 여권을 준비해 매표소에서 티켓을 구매해야 한다. 짧은 길이었지만, 중간에 살짝 길을 잃어 돌고 돌아 도착한 숙장화원. 유명한 샤먼의 관광지인 만큼 입구에는 줄이 가득했다.
▶ 피아노박물관에서 내려다보는 숙장화원
숙장화원을 거니는 길도 좋지만, 위에 올라서 내려다보는 모습도 중국적인 매력을 한눈에 만나볼 수 있는 곳이었다. 저 멀리 보이는 구랑위의 바닷길 시작과 함께 깔끔하게 가꾸어진 바다위를 걷는 듯한 산책로는 다른 곳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 바다를 거니는 석교, 그리고 쉬어갈 수 있는 정자
구랑위는 섬이기 때문에 시선을 조금만 돌려도 바다를 만나볼 수 있지만, 이렇게 바다위를 거니는 석교를 만나볼 수 있는 곳은 숙장화원의 또 색다른 매력이기도 하다. 바다를 거닐며 뒤에는 높은 일광암이, 옆으로는 피아노박물관으로 오르는 계단으로 작은 산이 있어, 배산임수의 공간을 고스란히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힘들었던 걸음에서 잠시 벗어나 여유롭게 앉아 몸과 생각을 다듬을 수 있는 시간의 공간 , 숙장화원은 그런 매력을 가진 바다를 마주한 명상의 장소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