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이 맛에 교사하는 거지!

선생님, 우리 4월 한 달도 승리합시다!

by Briony

본업에 충실하다 보니 지난 한 달 글을 쓸 여유가 없었다.

3월 한 달은 정말 매일매일이 폭풍 같은 일들로 가득 차기 때문이다.

3월 4일 입학식을 앞두고, 아이들도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하겠지만 우리 교사들도 마찬가지다.


내가 맡을 반 아이들의 명단은 받았지만, 학교급이 바뀌는 1학년 담임교사라 학생에 대한 정보가 전무하다. 그 아이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기도. 오직 기도뿐이다.


한 달 동안 아이들과 지내면서 교직에 대한 권태기가 왔다.

똑같은 이야기를 5년째 하고 있으니, 그럴 만도 하지.

게다가 1학년 담임교사의 일은 2, 3학년 담임교사보다 조금은 더 피곤한 것 같다.


다른 학년은 안 맡아봐서 진지하게 내년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시점이 오고야 말았다.

우리 반에는 도움이 필요한 학생이 여럿 있다. 현재 학년에 대한 이야기는 조금 조심스러우니, 이미 내 손을 떠나간 아이들에 대해 이야기를 좀 해보고자 한다.


어제 퇴근할 무렵, 옆자리 짝꿍 선생님과 3년째 같은 교무실에서 동고동락하는 선생님께 했던 고백의 대화.


나 "선생님, 저는 요즘 시험에 들어요. 아이들에게 똑같은 이야기를 하는 게 지겨워요."

짝꿍 선생님 "어머, 선생님 권태기 왔나 보다. 생각보다 빨리 왔네?"

나 "선생님은 어떻게 극복하세요?"

짝꿍 선생님 "뭐 그냥 하는 거죠^^"

나 "그렇죠. 저는 이제 제 자신에 집중하려고요. 애들보다 제 자신이요. 자기 계발도 하고...

아이들 생각보다는 저를 더 생각할래요"

짝꿍 선생님 "왜 선생님, 외부강의하는 거 있잖아. 요즘도 하는 거지? 애들은 뭐... 우리가 애들을 어떻게 내려놓겠어요. 선생님은 어제도 맨날 학부모님께 전화하던데. 놓을 수 있을까요?^^"


그렇다. 나를 필요로 하는 아이들이 있기에, 내 존재의 이유가 있는 것처럼.

한 달 동안 그 아이들과 함께하는 고난 속으로 들어왔다.

감수성이 풍부한 나는 그 아이들의 아픈 사연에, 안타까운 모습과 환경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기에. 딱 하나 있다면 그것은 기도뿐이기에.




오늘 퇴근길, 물론 칼퇴는 실패한 오늘이다.

다들 칼퇴는 어떻게 하시는 거지?

퇴근시간이 한참 지나고서 총총 나가는 길에 작년, 재작년에 가르쳤던 학생들이 나에게 쪼르르 달려온다.

"선생니임~~~~~~"


한 학생은 자주 늦잠을 자고 늦게 등교하여 가슴이 철렁철렁했던 학생이다.

지금도 여전히 밤새 게임을 하고 다크서클이 내려온 모습이지만, 이 아이가 벌써 3학년이라니.


한 학생은 작년 옆반 아이였다.

옆반 샘이 작년 내 짝꿍 샘이었기에, 이 아이와도 나름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교무실에 자주 오는 학생들은 전부는 아니지만 꽤나 높은 확률로 보살핌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 학생은 보살핌이 필요하기는커녕, 선생님을 보살펴주고 갔다.

힘든 학생들 때문에 마음이 무너져 가는 날, 이 학생은 본인의 담임선생님과 나까지 기분 좋게 해주는 학생이다.

이 아이의 비밀은 무엇일까?

추측하건대 가정에서 듬뿍듬뿍 사랑을 받고 자란 학생일 것이다.


다양한 아이들을 만나면서 느끼는 점은, 정말 좋은 부모가 되고 싶다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그들의 부모는 아니기에,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하자. 열심히 하자.


KakaoTalk_20250402_221518926.jpg 회복적 생활교육의 필요성

4월을 맞이하여 31명의 학생들을 한 명 한 명 만나고 상담을 시작하려고 한다.

내일부터 아니고 다음 주부터...

사실 별로 만나고 싶지 않기도 하다. 그런데 늘 문제행동을 하는 학생들만 만나다 보니 지치는 것 같기도 하다.

내 멘토샘께서 하시는 것과 완전히 똑같이 할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그분을 보며 닮아가려 한다.


선생님, 우리 4월 한 달도 승리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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