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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대노 Jun 24. 2022

마당이 있는 삶, 신비복숭아나무

재작년 수확의 기쁨을 알고 과실주 맛에 빠져버려, 작년에 참 많은 과일나무를 들여놓은 것 같다. 산딸기, 살구, 복숭아, 신비복숭아, 머루, 샤인머스캣, 석류......


주차장 쪽에서 보이는 옆집의 커다란 LPG 가스통이 보기 싫어 나무 한 그루 심어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작년 이맘때 집에 들인 신비복숭아나무. 옆집에서 나름 그 가스통을 가리려고 커다란 앵두나무를 심어놨지만, 앵두나무는 키가 작아 통을 다 가리기엔 역부족이었기에, 담을 사이에 두고 앵두나무와 신비복숭아나무가 나란히 자리 잡게 되었다.


원래 복숭아는 6월에서 8월이 제철인데, 신비복숭아는 지금 (6월 중순~7월 초)이 딱 제철이라고 한다. 6월 중순경부터 수확하여 길어야 4주 정도 판매되니 이 과일을 즐길 수 있는 기간이 짧은 탓에 유독 예약판매를 많이 하는 아이이기도 하다. 

천도복숭아 종류 중의 하나인 이 아이는 천도복숭아처럼 껍질에 털이 없고 매끄럽고 빨갛다. 그런데 그 속은 백도처럼 하얀색 속살을 가지고 있다는 게 천도복숭아와는 다르다. 겉과 속이 다른 과일이라니! 그런 탓에 쉽게 물러지지만, 천도복숭아보다 훨씬 단 맛을 가지고 있다. 신 맛을 싫어해 천도복숭아는 입에도 대지 않는 나도 먹을 수 있겠다는 기대를 가지고 열매가 익어가길 기다린다. 


척박한 주차장 땅에 외로이 자리 잡은 우리 신비는 딸랑 1개 수확된 살구와 달리 6개나 단단히 매달려 있다. 어제 그렇게 거센 비바람이 불었는데도. 살구처럼 열매가 떨어지기 전에 얼른 기특한 이 아이의 사진을 찍어둬야겠다.



거센 비바람에도 굳건히 열매를 지키고 있는 우리 신비가 기특하기만 하다. 


담장을 사이에 둔 옆집의 앵두나무엔 열매가 가득하다. 비 온 다음 날 아침 일찍부터 열일하는 개미가 인상적이라 한 컷 찍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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