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 수확의 기쁨을 알고 과실주 맛에 빠져버려, 작년에 참 많은 과일나무를 들여놓은 것 같다. 산딸기, 살구, 복숭아, 신비복숭아, 머루, 샤인머스캣, 석류......
원래 복숭아는 6월에서 8월이 제철인데, 신비복숭아는 지금 (6월 중순~7월 초)이 딱 제철이라고 한다. 6월 중순경부터 수확하여 길어야 4주 정도 판매되니 이 과일을 즐길 수 있는 기간이 짧은 탓에 유독 예약판매를 많이 하는 아이이기도 하다.
천도복숭아 종류 중의 하나인 이 아이는 천도복숭아처럼 껍질에 털이 없고 매끄럽고 빨갛다. 그런데 그 속은 백도처럼 하얀색 속살을 가지고 있다는 게 천도복숭아와는 다르다. 겉과 속이 다른 과일이라니! 그런 탓에 쉽게 물러지지만, 천도복숭아보다 훨씬 단 맛을 가지고 있다. 신 맛을 싫어해 천도복숭아는 입에도 대지 않는 나도 먹을 수 있겠다는 기대를 가지고 열매가 익어가길 기다린다.
척박한 주차장 땅에 외로이 자리 잡은 우리 신비는 딸랑 1개 수확된 살구와 달리 6개나 단단히 매달려 있다. 어제 그렇게 거센 비바람이 불었는데도. 살구처럼 열매가 떨어지기 전에 얼른 기특한 이 아이의 사진을 찍어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