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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대노 Sep 26. 2022

마당 있는 집 개들에게 마당이란

마당 있는 집에 살면서 제일 기대했던 건 '개들이 마당에서 뛰어놀면 얼마나 좋을까, 마당에서 실컷 놀면 산책은 조금 덜해도 괜찮겠지?' 하는 마음이었다.

그러나 바뜨(BUT)! 그건 나의 지나친 착각이었다.

산책 나가기가 싫어  개들을 마당에 내놔도 얘들은 볼일 한번 보고 나면 바로 데크로 올라선다. 마당에서 놀자고 꼬드기느라 터그나 공을 들고 나 혼자 뛰어다녀도 '너나 놀아!'라는 표정으로 쳐다보거나, 아예 눈을 감고 낮잠이나 잔다.

오늘은 바깥 산책을 나가지 않겠다는 결연함으로 목줄을 메고 마당을 걸어보지만, 두어 바퀴 돌고 나면 바깥 대문 쪽으로 나를 끌어당기는 아이들을 모른 척하기 쉽지 않다.

결국 마당 있는 집 개들이 생각하는 마당이란 그저 커다란 녹색 배변판 정도가 아닐까?


살포시 얌전하게 앉아 볼일보는 루루
너나 놀아라~하품하는 마루
광합성하는 코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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