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피트로 운동을 하다 보니 손가락 관절을 계속 사용하게 되어 방아쇠 수지 증후군이 잘 낫지 않는다. 당분간 손을 쓰지 않고 운동할 방법을 찾다가 코코를 데리고 하천 산책로로 나왔다. 집에서 차를 타고 10분 정도 나오면 하천을 따라 산책로와 자전거길이 잘 조성되어 있어 우리 지역의 많은 사람들이 운동도 하고 조깅도 하고 자전거도 타고, 곳곳에 설치된 휴게시설에서 담소도 나누는 곳인데, 집순이인 나는 차를 타고 나와야 하는 게 싫어서 잘 이용하지 않고 있었다.
코코는 산책을 나오면 기분이 너무 좋아, 마치 나비처럼 귀를 나풀거리며 걷는다. 이름을 나비라고 지을 걸 그랬나.
운동이 되려면 쉬지 않고 걸어야 할 텐데 냄새 맡기를 좋아하는 코코랑 다니려니 다섯 걸음마다 쉬게 된다. 코코야, 엄마 운동 좀 하자!!
쉬엄쉬엄 한 시간 반쯤 걷다 보니, 이렇게 긴 산책이 오랜만이었던 코코가 힘들었나 보다. 자꾸 주저앉아 움직이질 않는다. 안아주다 걷다가를 반복하다가, 코코가 예쁘다고 말 걸어주는 분들을 만나자 (그분들은 벤치에서 담소 중이셨는데) 급기야 그 앞에 자리 잡고 앉아 자기를 쓰다듬어주란다.
마루, 루루와 함께 나오면 검은 털 때문인지 한 번도 예쁘다는 말을 듣지 못하던 코코였기에 예쁘다는 말을 듣는 것도 신기했지만, 자기 예뻐하는 거 알고 그분들께 자신을 쓰다듬도록 유도(?)하는 코코의 넉살이 기가 막혔다.
거기서 한참을 예쁨 받다가, 집에 가자는 말로 코코를 일으켜 세웠고, 그렇게 다시 5분이나 걸었을까? 또 자기는 못 가겠다며 버틴다. 어쩔 수 없이 애견 가방에 넣어 안고 걸으니, 지나가던 할머님들이 크게 웃으신다.
"아이고, 개가 웃는다! 안겨가서 좋은가보다!"
할머님들 말씀을 듣고 핸드폰으로 코코 모습을 찍어보니 코코가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운동은 안됐지만, 그래도 코코가 웃으니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