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대노 Sep 30. 2022

산책 안 가냐?

날이 쌀쌀해졌다

오전엔 유독 손발이 찬 나는 이불 밖으로 나오기가 점점 힘들어지는 계절이다. 

침대에 잠시 누워 몸을 덥히려는데 마루가 고개를 들이민다. 아주 부담스럽게.......

평소에는 이렇게까지 막무가내가 아닌데, 아무래도 내가 어제 한 말 때문인가 보다.

"어제는 코코가 1등으로 나가고, 오늘은 루루가 1등으로 나가니까 내일은 마루가 1등으로 나가자~!"


내가 옷을 갈아입으면 산책을 나가는 건지, 외출하려는 건지 기가 막히게 알아차린다. 산책 나가는 걸 알아채는 순간 개 세 마리가 동시에 자기가 먼저 나가려고 난리가 난다. 순서대로 다 산책시켜줄 건데도, 매번 난리가 나니 그 틈에서 한 마리만 데리고 나오기가 참 쉽지 않다. 자기 순서가 아닐 때의 그 처량한 눈빛이란......


어제의 내 입방정을 책임지라고 마루의 눈이 말한다.

"산책 안 나가냐? 오늘은 내가 1번으로 나가는 날인데... 계속 침대에 있을 거냐?"


간다, 가! 나간다고!


마루, 엄마 째려보는 거야? 흰자 살짝 보인다!!!
매거진의 이전글 마당 있는 집 개들에게 마당이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