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대노 Oct 03. 2022

차라리 못 봤더라면 좋았을걸

외출하려고 현관을 나섰다가 뭔가 두고 온 게 생각나 다시 집에 들어갔을 때,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보고 말았다.


자기를 데리고 나갈 산책인지, 엄마 혼자만의 외출인지 기가 막히게 알고 있는 아이들인지라, 내가 외출하느라 현관을 나설 때 각자 자기 집에 들어가 잠을 청하던 루루와 코코는 내가 다시 들어가도 미동조차 없다.


그런데 내가 움직이는 발걸음마다 따라다니며, 내가 외출하는 건지 알면서도 현관 중문까지 따라 나와 처량한 눈빛으로 나를 배웅하던 마루는...... 다시 들어가 보니 중문 앞에 자리를 잡고 나를 기다리고 있다. 내가 나가면, 내가 돌아올 때까지 이 자리에 누워 나를 기다리나 보다.

내가 잠시 들어왔다가 다시 나갈 것을 아는지, 따라나서지 않고 그 자리에서 나를 배웅한다.


아이를 픽업하는 것 외에는 외출 자체를 거의 안 하는 편인데, 마루가 저렇게 나를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하니 그 짧은 시간도 마음이 편하지가 않다.

마루야, 엄마 금방 올게~


마루야, 엄마 금방 올게~


매거진의 이전글 산책 안 가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