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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대노 May 13. 2022

고기 먹는 날




전원주택에 사는 우리는 데크에서 고기를 구워 먹기 때문에, 고기 굽는 연기나 냄새로부터 자유롭다. 숯에 불 붙이는 걸 귀찮아하지 않는 남편 덕분에 평일, 주말 가리지 않고 고기를 종종 구워 먹는데, 고기를 굽기 시작하면 개 세 마리가 나란히 줄 서 앉는다.


과일이나 고기 외에는 사료만 먹고사는 요 녀석들도 고기 굽는 날은 기가 막히게 말도 참 잘 듣는다.

식사를 마치고 나면, 아이들을 위한 스페셜 고기 굽기가 시작되고, 이 고기가 자기들 줄 거라는 것을 아는지 이때부터 마루는 침을 뚝뚝 떨어뜨린다.

그러니 고기 양이 넉넉하지 않은 날은 우리가 덜 먹을 수밖에.


문제는, 사료를 먹을 때는 그렇지 않은데 고기를 먹은 날은 아이들이 방귀를 많이 뀐다. 포메라니안인 루루와 코코는 뭐 방귀를 뀌더라도 그럭저럭 참을 만한데, 사람 덩치만 한 마루는 그 냄새가 묘하게 시큼하면서 어찌나 고약한지, 내 침대 밑에서 자는 마루에게 이렇게 외치고 방을 뛰쳐나간다.

"차라리 똥을 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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