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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도시구경

오늘 표적항암치료제 맡고 나면 6번 남아서 행복합니다

어제저녁부터 오늘 눈이 많이 내린다고

하여 아침부터 딸아이집 현관문을 들락거리며 안도에 한숨을 쉬고 나서

인간극장을 보고 나서 부지런히 씻고 나서

집청소를 하고 빵 한 조각을 먹고 나서 심장약을 복용 후에 머리도 말리고 단장을

하고 나서 재활용쓰레기와 쓰레기를 버린 후에 아직은 머리카락이 짧아서 모자를 쓰고 가방을 메고서 동네구경을 하며

버스정류장으로 가는 길거리에는 하얀 눈들이 조금씩 쌓였고 큰길에는 염화칼슘을 뿌려서 눈들이 내리면서 녹는다.

서울행 버스를 타고 내려서 환승하는 정류장에 내리니 겨울바람이 온몸을 감싸서 참 춥고 눈물이 났다. 환승한 버스를 타고 내려서 병원으로 부지런히 들어가서 푸드코너에서 익숙하게 호박죽 한 그릇을 먹고 나서 편의점에 들러서 제리와 오렌지주스를 사고 3층 접수창구에 와서

접수를 하고 혈압을 재고 키와 몸무게를 재는데 죽을잔뜩먹어서 그런지 평상시보다

더나 가네 키는 아직 자라지 않은 머리카락을 누가볼세라 모자를 얼른 벗고 재고 나서 얼른 모자를 쓰고 나서 창밖을 보니 하얀 눈이 펄펄 내린다. 오늘은 사람들이 많지가 않다. 속으로는 다행히 야하며 빨리 진료를 보고 표적항암치료제를 맞아야 집에 일찍 내려갈 텐데 걱정을 하며 내 순서를 기다려본다.

올겨울 동백꽃 활짝 핀 날을 기다려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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