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봄날 (입원 3일째)

아버지 봄이 지나가요. 한 손으로 주머니에 잡아둘 수가 없네요.

아버지 말씀은

못하시고 귓속말만

들으시고 눈말 깜빡거리고

계실 것이다.

중환자실 침대에 누우셔서

집에 가고 싶은 마음만 드실 것이고

아버지의 머릿속에는 마늘밭이 걱정일 것이고 감자 심으려고 밭에

거름 뿌려놓은 게 걱정이실 것 같다.

그 소백산자락 두메산골에서 한평생

농사만 지으시다 기다리시던 봄날인데

이 봄날이 참가슴속에 구슬픈 이별에 순간을

맞이하려고 하니 눈물이 난다.

큰 산 같은 당신에 이름은 영원한 우리들에

아버지 오늘 밤 잘 지나가길 기적을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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