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아이의 창의력을 길러 주는 아주 쉬운 방법

작은 일탈 즐기기

2-1  아이의 엉뚱한 행동(작은 일탈)에 반응하는 법

 

아이들의 작은 일탈 (엉뚱한 행동)을 부모 앞에서는 시도할 수 있게 하고, 새로운 시도에 대해 긍정적 반응을 우선 보여 주세요. 아이들이 가지고 태어난 호기심, 상상력, 창의력이 학교나 가정의 요구에 맞춰 어린 나이에 싹이 잘리지 않도록 주의 깊게 대응해야 합니다.  


우리 모두는 지식과는 달리 타고난 호기심, 상상력, 창의력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능력들은 아이러니하게도 틀에 박힌 학교교육에 의해 싹부터 잘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소수는 이 능력을 개발하며 열매 맺는 나무를 키운 이들도 있지만, 대다수의 경우는 다른 능력을 강조하며 부모나 선생님 말을 따르는 방향으로 자라게 됩니다. 그래서 성실성, 참을성, 책임감과 같은 다른 능력들을 키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관점에서 보면 호기심, 상상력, 창의력은 자라지 못하고 시들어 버리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바로 이 점이 우리 부모들이 주목할 부분입니다.  


학교 교육의 평가 기준에만 치우치지 않도록, 아이의 이 타고난 능력이 잘 발휘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지도해야 합니다.  나의 아이가 가지고 태어난 이 능력들을 믿고, 아이들이 호기심을 갖고 하는 사소한 행동들에 주목해야 합니다. 부모가 생각하는 틀에 벗어난 행동이더라도,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며 아이들이 시도하는 것에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남들과 조금 다른 생각과 행동이 이상하지 않다는 경험을 해야,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며 자유롭게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아이들은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믿고 성장해 나갈 수  있고 호기심, 상상력, 창의력이 발휘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이런 능력들이 사회적으로 요구되고 있는데도, 아직도 지식 위주의 훈육에만 치우쳐 있지 않은지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지식은 학습과 반복을 통해 무에서 유로 만들어 간다면, 호기심, 상상력, 창의력은 원래 가지고 있으니 약간의 관심과 주의를 기울이면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원래 가지고 있는 능력이니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찾아낼 수 있습니다.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고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 자녀의 엉뚱한 행동에서 그만의 독특함, 특별한 재능을 발견하고, 그러한 재능이 어떻게 뛰어난 역량으로 성장할 수 있는 지를 알려 주는 부모가 되어 보세요. 지식은 자녀들이 스스로 쌓아가는 일이지만, 호기심, 상상력, 창의력의 씨앗을 발견하고 키워주는 역할은 부모의 몫입니다.


잠시 생각해 볼까요?. 아래 상황에서 여러분을 어떻게 반응할까를 적어 보세요.


활동 11


보통 숟가락을 손에 쥐어 주며 밥은 숟가락으로 먹는다고 가르치게 됩니다. 저는 정확히 부모님이 숟가락질을 가르친 방법에 대해 기억이 없습니다. 아마도 부모님의 지시대로 숟가락질을 따라 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첫째 딸에게도 숟가락으로 먹으라고 가르쳐주며 따라 하게 했습니다.  첫째 딸은  숟가락질을 아무 저항 없이 빠르게 배웠습니다. 하지만 두 째인 아들은 달랐습니다.


아들은 숟가락에 별 관심도 보이지 않고 밥을 양손으로 주무르고, 옆 잔에 있는 우유에도 넣어서 우유에 담긴 밥알을 꺼내 주무르며, 손가락 사이로 삐쳐 나온 하얀 밥을 먹었습니다. 그리고는 다시 우유에 손을 담그고, 급기야 우유를 바닥에 서서히 부었습니다. 아이용 식탁의자에서 일어난 이 장면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됩니다.


이전에 저는 한 번도 시도해보지 않은, 시도할 생각도 못한 행동을 아들이 하는 것을 보는데 묘한 쾌감이 느껴졌습니다. 아들이 대신해 준 것 같은 쾌감과 함께, 이런 시도를 해도 큰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깨달음을 그때 얻었습니다. 사실 별것도 아닌 일에서 일탈을 주저했던 나의 한 면을 아들을 통해 보는 것 같았습니다. ‘나는 왜 하라는 대로만 하고 살았을까? 왜 꼭 숟가락으로 밥을 먹어야 하는 걸까? 큰 일 날 일이 생길 것도 아닌데, 이렇게 간단한 행동을 해본 적이 없었다는 깨달음 덕에 저는 아들의 엉뚱한 행동을 꽤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지지하는 엄마가 될 수 있었습니다. 정해진 룰에서 살짝 벗어난 행동에 대해 쾌감마저 느끼며, 아들의 모험적인 시도를 맞장구치는 엄마가 되었습니다.


이런 나의 태도 덕분인지, 아들은 나와는 다른 사소한 일들을 무척이나 열심히 시도하며 자랐습니다.  어느 날, 유치원생이던 이들은 신발을 신고 거실로 들어왔습니다. 실내에 들어올 때는 신을 벗는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는데, 그날은 유치원에서 소고(작은 북이 달린 악기)를 배운 날이었습니다. 신발을 신고 거실로 들어와 흥얼거리며 소고를 치면서 거실을 뱅뱅 돌았습니다. 그러더니 소고를 내려놓고 두 신발을 벗어 들더니 심벌즈 치듯 하며 여전히 흥얼거리며 돌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신발에서 먼지가 펄펄 났지만, 신발을 소고와 동급으로 보며 악기처럼 다루는 모습이 하도 신기해서 저는 웃음을 참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한참 놀더니 힘이 빠져 아들은 현관에 신발을 두고 소파에 누워 잠이 들었습니다.


아들은 단지 한 번 해 보고 싶은 일을 시도했고, 저는 내가 안 해 본 일을 하는 모습을 즐겼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별거 아닌 저의 반응에 놀라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거실이 더러워지고, 먼지가 날아다니면 엉뚱한 행동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훈육 기질이 들끓어 오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할 텐데 어떻게 참고 있었냐고 물었습니다. 하지만, 바로 이 부분에서 부모들이 조금만 생각을 해 보면 좋겠습니다. 어떻게 반응을 할지를.


아이들이 하는 엉뚱한 행동은 정해진 규칙, 룰을 깨게 되어 불편함과 바닥을 치우고 먼지를 닦아야 하는 등의 번거로움을 줍니다. 그래서 부모는 화부터 내기가 쉽습니다. 빨리 규칙에 맞는 행동을 하도록 다그치거나 잔소리를 하며 아이의 시도를 무색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이런 엉뚱한 행동에 대해 부모들이 먼저 아이에게 물어보면 좋습니다. 그 행동을 한 뒤에 어떤 느낌이었는지를 먼저 듣고, 그리고 부모가 자신의 느낌을 설명해 주면 얼마나 좋을까요?


아이들의 행동에 대한 부모의 반응이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은 부모가 상상하는 이상입니다. 저는 호기심, 창의력을 길러 주기 위해 특별한 노력을  했다기보다는, 내 안에 있던 일방적으로 주어지는 규칙, 교육 방식에 대한 의문과 반발심이 작동해서, 아이의 일탈에 쾌감까지 느껴져 지지했습니다. 세월이  지나고 보니 , 이런 식의 나의 반응이 호기심, 상상력과 창의력을 길러 주는 소중한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엄마 교육에서 제일 감사하는 것은, 틀을 깨는 일을 할 수 있도록 해 주신 것이에요. ‘이런 생각을 말해도 되나? 이런 식으로 행동해도 될까?’ 하는 의구심이 들 때, 늘 엄마는 흔쾌히 해 보라는 반응을 보여 주셔서 거리낌 없이 해 보게 되었어요. 그래서 나의 생각을 믿고 행동하게 된 것 같아요. 꼭 내 생각이 옳은 것은 아니었지만, 나의 생각을 믿고 해 볼 수 있는 힘은 엄마 덕분인 것 같습니다.”


아들이 자라면서 학교 선생님으로부터 공부를 잘한다거나 똑똑하다는 말보다는 아이디어가 기발하고 창의적이며 질문을 잘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이런 특성이 늘어나는 지식과 만나 생각의 힘을 더욱 키워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데이터사이언티스트로 일하는 직장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며 남들이 하지 않는 질문을 많이 하는 장점이 있다고 하니, 아들의 엉뚱한 행동에 대한 나의 반응이 타고난 능력의 싹을 자르지 않았던 것은 분명합니다.  


아이들이 틀을 깨는 행동을 했을 때 부모가 긍정적인 반응을 먼저 하기는  그리 대단한 일이 아닙니다. 일상에서 조금만 의식하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이런 반응의 반복이 아이가 성장했을 때 호기심, 상상력, 창의성의 든든한 기초가 됩니다.


학원 정보 알아보고, 스케줄 짜 주는 일보다 훨씬 쉽고 재미있습니다. 아이들의 행동을 열린 마음으로 세심하게 관찰해 보면, 부모도 오래전에 거세당한 호기심과 상상력을 아이를 통해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호기심, 상상력, 창의력은 일상의 사소한 것에 숨어 있으니 멀리 다른 곳에서 찾으려 하지 말고 가까이에서 찾아보세요. 다 알고는 있지만 그래도 한번 더 강조하겠습니다. 호기심, 상상력, 창의력도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핵심역량이며 부모들의 긍정적 반응으로 얼마든지 길러 줄 수 있다는 것을.


매거진의 이전글 나의 아이, 세상에서 제일 맘에 드는 아이로 만들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