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자랑이 먼저일까? 아니면 겸손?

자화자찬의 장을 만들고 추임새 넣기

3-4. 자화자찬의 장을 만들고 추임새 많이 하기 (겸손을 아는 대인관계 역량)

 

아이가 부모 앞에서 자랑을 마음껏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아이들이 ‘마음껏’ 자화자찬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 주세요.

아주 작은 일에도 확실하게 추임새도 넣어 주세요.


아이들이 자랑할 거리가 있을 때, 제일 먼저 찾는 사람이 부모라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런데 눈치 없이 많은 부모들이 ‘겸손의 미덕’을 내세우며 ‘자랑’에 찬물을 끼얹는 일을 자주 합니다. 이제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 볼까요? 아이에게 ‘자랑할 기회’를  충분히 주며  주며, 자랑의 기쁨을 함께 느끼며 ‘추임새’를 통해 힘을 주어 보세요.


‘겸손의 미덕’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는 어려서부터 자랑하고 싶은 마음을 참아야 했습니다.  겸손이 미덕이지만, 자랑을 할 수 없는 것과는 관계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자랑의 의미를 보니 '자랑은 자기 자신이나 자신의 소유, 업적 등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타인에게 자랑하거나 자랑스러움을 표현하는 것이며, 자신의 성과나 재능, 외모 등을 부각하는 것을 포함한다'라고 나와 있습니다. 자랑은 지나치면 안 되겠지만, 다른 사람들 앞이 아니라 부모 앞에서는 '마음껏' 자랑을 할 수 있게 해 줘야 합니다. 부모 앞에서 자화자찬을 실컷 할 수 있게, 자뻑(?)의 기회를 주고 충분한 추임새를 해 주면 오히려 인정 욕구를 충족하고, 자랑할 때의 사람의 마음을 아는 아이로 자랍니다. 그리고 자랑해 보는 경험을 통해, 자랑할 때와 장소를 가릴 줄 아는 사람으로 자랍니다. 게다가 다른 사람의 자랑을 진심으로 즐거워하며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자신이 자랑하는 마음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자랑을 하면서도 겸손한 자세를 배울 수 있습니다.


전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부모 앞에서는 마음껏 자랑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별 대단한 일이 아니어도 아이가 자화자찬하면 더 자랑스러워할 수 있도록 추임새를 넣어 주며 부추겼습니다. 때로는 자랑스러움이 과도해져 ‘자뻑(?)’이 경계를 넘을 때도 있었지만,  이로 인해 가족 모두 한바탕 웃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추임새의 뜻을 보면, ‘국악 판소리에서 소리의 중간에 곁들이는 탄성으로 소리의 끝부분에 감탄사를 넣어 주는 것을 말함’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와 같이 탄성을 넣은 감탄사를 아낌없이 사용하여 아이들의 자랑에 활력을 더해 주었습니다.


2017년 여름, 남편과 남해 해안 도로를 달리고 있을 때, 미국에 있는 94년생 아들이 영상통화로 우리를 찾았습니다. 아들의 미소와 콧방울에서 ‘자랑’할 일이 있는 걸 바로 알 수 있었습니다.


화상 속 아들은 말문을 열었습니다.


“역시 저예요. 전 정말 대단하다니까요.”


그것은 아들이 중간 평가에서 기대 이상의 결과를 받았기 때문이었습니다. 팀 매니저는 모든 분야에서 기대 이상의 평가를 하였고, 팀원들도 같은 평가를 해 주었습니다. 매니저는 아들을 'proactive(적극적이며 주도적인)'이라는 단어로 묘사하며, 해야 할 일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으며, 일의 우선순위를 잘 알고 있으며, 자발성과 팀워크도 뛰어나며 모든 면에서 기대를 넘어섰다고 평가하였습니다. 매니저의 평가서를 읽어 가며, 그 내용을 부모에게 자세하게 설명하는 아들, 40분이 넘게 자랑을 하느라 우리는 남해 고속도로에서 ‘독일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입사한 지 겨우 2달 반 된 신참으로 매니저의 기대에 못 미칠까 걱정하던 터에 이런 첫 평가를 받았으니 안도와 기쁨이 대단했을 것입니다. 그 기쁨을 나누며 실컷 자랑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한 사람인 부모를 찾았습니다. 우리도 아들의 자랑에


 “역시 훈이다!, 내 그럴 줄 알았다!”


고 추임새를 넣으며 맞장구를 치니, 아들의 자아도취의 경지는 끝이 없었습니다. 결국 우리는


“자뻑이  심했지? 자뻑 경연대회에 나가면 상 받겠다!” 하며 함께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이런 식의 자랑 시간은 우리 가족의 문화입니다. 예전에는 자랑은 집에서만 하고, 다른 곳에서는 겸손해야 한다는 말을 꼭 남겼었습니다.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혹여,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샐까 겸손을 강조하면, 이미 잘 알고 있다고 아들은 반응합니다. 친구들에게 잘못 자랑해 본 여러 경험이 있어 겸손만이 미덕인 걸 이미 체득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매니저의 평가에 대해서도 매니저는 자신의 강점을 키워 주고 싶은 마음으로  부족한 부분은 말하지 않았고, 부족한 부분은 알아서 채워 나가리라는 믿어 주었다고 겸손한 결론을 내릴 만큼 성장했습니다.


‘겸손’에 대해 저는 이렇게 정의하고 싶습니다. ‘내가 잘하는 것이 있는 것처럼 누구나 잘하는 것이 있다는 마음으로 사람을 대하는 것입니다. 상대가 현재 어떤 상황이나 어떤 모습이든지, 자신보다 뛰어난 면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며, 상대의 자랑을 자기의 것처럼 즐겁게 들어줄 수 있는 태도가 겸손입니다.’ 마음껏 자랑을 해 본 경험이 있는 아이는, 다른 이들의 자랑을 판단하거나 무시하지 않고  인정해 주며 즐겁게 들어줄 수 있는 태도를 갖추게 됩니다. 즉 겸손의 태도를 배우게 됩니다.    


지나친 칭찬에 대한 우려의 말도 있습니다. 지나친 칭찬은, 아이들을 잘못된 길로 인도해 자신을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하게 하고 교만한 마음이 들게 한다고 합니다. 이런 아이들은 자신의 장점을 과대 해석하는 반면 문제점은 보지 못하고 다른 사람을 얕보게 된다고도 합니다. 그리고 성공에 대해서도 올라갈 때가 있으면 내려갈 때 있음을 가르쳐야 하고, 아이의 부족함을 극복하도록 해야 안다는 지적도 옳은 말입니다. 하지만 이런 우려를 너무 우선시하여 자신감이 자랄 틈을 주지 않고, 문제점에만 집중하면서 아이들이 자라는 환경이 안타깝습니다. 지나친 칭찬의 부작용에 대비하면서도,  작은 칭찬에도 인색하지 않은 가정 문화를 만들면 좋겠습니다.  가정에서라도, 부모가, 자주  자화자찬할 수 있는  가정 분위기를 만들고, 아이의 말에 추임새까지 얹어 자존감을 높여 주면 좋겠습니다.



자화자찬의 장이 필요한 이유를 6가지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1. ‘자화자찬’ 한다고 겸손의 태도를 잃지 않습니다.

2. 부모님 앞에서 마음껏 자랑할 수 있으면  자랑하고 싶은 욕구가 가정에서 해소됩니다.

3. 자랑을 많이 해 본 경험을 통해  자랑할 때의 적절한 타이밍과 상황을 파악하게 되며, 언제 어떻게 자랑해야 하는지를 배웁니다.

4. 부모가 적절한 추임새를 넣어 자랑을 부추기고 들어주면, 부모와 자녀와의 관계가 더욱 좋아지며 서로의 소통과 이해가 증진됩니다.

5. 다른 사람의 자랑을 기분 좋게 받아들일 줄 아는 태도를 갖추게 됩니다. 상대방의 자랑을 인정하고 즐겁게 들어줌으로써 타인과의 관계를 좋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6.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통해 자신감과 자존감이 높아집니다.


적절한 곳에서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추임새, 남발이 아니라 분위기에 맞게 적절히 활용한다면, 아이는 놀랍게 달라질 것입니다. 아래의 추임새 의미를 보면 더 멋진 맞장구를 쳐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아이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 기대해 보세요.


추임새: 판소리에서 고수나 청중이 소리판의 흥을 돋우기 위해 곁들이는 조흥사(助興詞) 및 감탄사를 지칭하는 용어이다. 추임새라는 말은 '위로 끌어올리다' 또는 '실제보다 높여 칭찬하다'라는 뜻의 '추어주다'에서 유래한 것으로, "얼씨구", "얼씨구야", "얼쑤", "으이", "허이", "허", "좋다", "아먼", "잘한다", "그러지" 등이 그 예이다. 판소리 외에 민요, 잡가, 무가 등 다른 성악 분야에서도 볼 수 있다.


이러한 추임새는 소리판 현장의 분위기나 판소리의 내용에 따라 선택적으로 사용되어야 합니다. 적절한 위치와 타이밍에 추임새를 넣음으로써 자랑이나 칭찬의 분위기를 더욱 빛내주고,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해야 합니다.


[네이버 지식백과] 추임새 (한국전통연희사전, 2014. 12. 15. 민속원)] 추임새 (한국전통연희사전, 2014. 12. 15., 민속원) 


활동 20



매거진의 이전글 아이의 속마음을 들어 본 적이 있나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