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소개를 해보세요."
구직 인터뷰에서 제일 먼저 나오는 질문이자, 가장 중요한 질문. 그리고 나에게 가장 어려운 질문이기도 하다. 수시로 하는 일이 바뀌고, 회사에서 일한 시간보다는 여행하고 프리랜서로 산 기간이 더 긴 나를 도대체 어떻게 포지셔닝할 수 있을까?
최근 들어 다시 구직 활동을 시작하면서, 면접 제의를 받은 곳들이 여러 곳 있었는데 면접 제안을 받은 포지션이 모두 달랐다.
고객 지원 매니저, 프로젝트 매니저, 디지털 분석가, 비즈니스 분석가, Senior Associate (뭐라도 번역해야 할지는 모르겠다) 등등... 적고 보니 테크니컬한 전문성 보다는 소프트 스킬이 좀 더 강조되는 포지션이기는 하다. 그러기에 나의 '중구난방'같은 경험도 모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시행착오 끝에 배운 점은 면접은 '스토리텔링'이라는 것이었다. 내가 했던 일에서 강조할 키워드 및 경험을 뽑아내서 대충 스토리를 지어냈다. 고객 지원 매니저는, 내가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직접 클라이언트를 대했던 경험을, 프로젝트 매니저는 기획 인턴 경험을 강조, 디지털 분석가는 디지털 마케팅 컨설턴트로 일했던 일화를 언급하는 식이다.
그리고 하나를 더 덧붙인다. 나는 언젠가 나만의 사업을 하고 싶기 때문에 기획, 운영, 마케팅, 데이터 등에서 경력을 쌓았다고. (하지만 게으른 내가 사업을?) 모든 사람들에게 이 전략이 통하지는 않다만, 꽤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다. 어떤 곳에서는 내가 끈기 및 충성심이 없다고 보지만, 어떤 곳에서는 호기심이 많고, 다양한 경험을 한 사람으로 보기도 하는 것이다.
어자피 전문성이라는 의미도 계속해서 변하고 있는 시대이다. 지금은 가치가 있다고 보여지는 일도 나중에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일은 파편화되고 프리랜서화되어 가고 있다. 그래도 일정 수준의 집중은 필요하고, 아직도 난 묵묵하게 한우물을 판 사람들을 동경하지만 나의 강점을 잘 살려서 나만의 길을 가려고 한다.
사실 아직도 나의 커리어 정체성 및 브랜딩에 대한 고민은 진행중이다. 하지만 확실한 점은 나는 한가지 일만 하면 쉽게 실증을 내고 흥미를 잃어버린다는 것이다. 여러가지 일들을 연결해내는 일을 좋아하는 나를 인정하고, 나다운 일을 찾고 만드는 것이 앞으로의 목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