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els So Good - 기타와 함께 한 색소폰
척 맨지오니(Chuck Mangione)의 ‘Feels So Good’, ‘기분이 너무 좋다’라는 뜻의 ‘필 소 굿’을 기타와 색소폰이 함께 하는 첫 리허설 곡으로 잡았다.
엊그제인 지난달 29일, 쎄울에서 자녀들이 모두 내려왔다. 내려오기 전에 둘째 사위가 앰프를 동반한 일렉트릭 기타는 다음에 지참하기로 하고 이번에는 통기타만 가지고 가겠노라고 하면서, 아버님 색소폰과 한번 맞춰 보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그러자고 했더니 ‘Feels So Good'을 카톡으로 내게 보냈다.
나는 그것이 아무리 쉬운 곡이더라도 재즈를 색소폰으로 불어볼 꿈을 꾸지 않았다. 재즈를 부는 내 모습을 상상으로라도 해보지 않았다. 그래서 재즈인 이 곡 연습을 포기하고 기다렸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이날은 폭우가 예보되었고 예보대로 폭우는 하루 종일 산기슭을 때렸다. 사위가 기타를 잡으면서 그러시지 말고 한번 불어 보심이 어떻겠느냐고 간곡히 권유한다. 그래서 정자 곧 가제보에 반주기를 설치했다. 리허설, 내 입장에서 보면 ‘기타와 함께 하는 색소폰’이고 둘째 사위 입장에서 보면 ‘색소폰과 함께 하는 기타’가 폭우 중에 시작되었다. 빗소리, 낙수 소리를 또 다른 반주로 삼아.
끝난 후 함께 하면 잘 되겠다고 사위가 나를 격려한다. 한 달 후에 다시 내려와 가족 음악회를 하자고, 그러니 부지런히 연습하시라고 독려하면서 곡을 하나 더 제시한다. 그건 모 베터 블루스(Mo' Better Blues). 그런데 이건 더 고난도 곡이다.
둘 다 내 수준에서 할 수 있는 곡이 아니지만 목표가 정해지면 진척이 있는 법이니 연습하겠다고 약속했다. Feel So Good과 Mo' Better Blues 이 두 곡만으로도 내겐 크게 버겁다. 가족 음악회는 8월 중으로 날이 잡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