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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온몸으로 느끼다

파리#5

by 니지

2016년 8월 16일, 첫 번째 목적지는 몽마르트르 언덕. 이날 파리의 날씨는 나를 반기는 듯 화창했고 햇볕은 따가울 정도로 뜨거웠다. 저절로 엄숙해지는 사크레쾨르 성당 앞으로 펼쳐진 파리. 몽마르트르 언덕과 함께 펼쳐진 파리는 현재와 과거가 함께 공존했다.


예술가의 거리답게 테르트르 광장은 아름다웠고 자유분방했다. 그들은 자신이 지닌 재능으로 사람들과 소통했다. 그림으로, 몸으로, 말로. 눈을 뗄 수 없는 그들의 모습에서 여유로움 또한 느꼈고, 그 여유로움이 고스란히 전달됐다.


그들의 여유로움을 잠시 느끼고 싶어 5유로짜리 바게트 샌드위치를 사들고 근처 벤치로 향했다. 길거리에는 피아노 연주가 울려 퍼졌고 다른 한쪽에서는 멋들어진 목소리를 지닌 중년 남성의 노래가 들렸다. 그들 앞에는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이 서있었다.


그들의 여유로움에 순간 동화됐다.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고 하고 싶지도 않았다. 멍하게 있는 그 시간이 평화로웠고 행복했다.


"언니 이제 진짜 파리에 온 것 같아요"


같이 다닌 동행이 이야기했다. 줄곧 아직 파리에 온 것이 실감 나지 않는다고 하던 그는 벤치에 앉아 샌드위치를 먹으며 파리에 왔음이 실감 난다고 했다. 나 역시 파리에 온 것이 처음으로 실감 났다. 에펠탑도, 몽마르트르도, 개선문도 아닌 어느 공원의 벤치에 앉아 파리를 온몸으로 느꼈다.

2016-08-16-12-20-40.jpg 사크레쾨르 성당이 보이는 몽마르트르 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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