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탱볼을 아시나요
어릴 때, 탱탱볼을 가지고 종종 놀았다. 준비물로 산 탱탱볼을 탱탱 튕기며 집에서 학교까지, 학교에서 집까지 여기저기 누비고 다녔다.
다른 공들과 다르게 힘껏 내리치면 하늘로 솟구쳤다가 금세 ‘탱탱탱’하면서 땅으로 가라앉았다. 그게 재밌어 중독된 듯 어릴 적 난, 탱탱볼을 끼고 살았다.
수학 시간에도 탱탱볼을 만날 수 있었다. 공의 궤적을 그린 그래프. 그 계산 문제들을 종종 풀곤 했다. 처음 높이값은 컸지만 점차 줄어들다 그 그래프는 0으로 수렴했다.
그렇게 어릴 적 한때의 추억으로 남을 것 같던 탱탱볼은 다 큰, 아니 다 컸다고 믿고 싶은 내게 또다시 찾아왔다.
누군가를 만나면 있는 힘껏 최선을 다해, 전속력으로 사랑하다 상처를 받는다. 그 상처 때문에 다친 마음을 추스르고 다시 그 사람을 믿고 사랑해보려 한다. 처음과 같은 마음은 아니지만 있는 힘껏 다시 내 마음을 튕겨본다. 또 상처를 받는다. 그렇게 마음을 내주고 상처 받기를 반복하다 보면 마음의 크기는 어느새 줄어 바닥으로 가라앉는다.
어릴 때 신나게 갖고 놀던 탱탱볼의 존재는 내게 이젠 짐처럼 무겁게 느껴진다. 이젠 금세, 높이 튀어 오르지 않아도 좋으니 진득하니 내내 뛰어오를 수 있는 사랑이 보고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