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기 싫은 일 하나가 하루를 살린다

by 뇽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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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니


인생을 조금 덜 무겁게 사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보였다.



그들은 대단히 부지런하거나


늘 의욕이 넘치는 사람들이 아니었다.



다만 한 가지가 달랐다.



해야 할 일을


미루지 않는 사람들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제일 하기 싫은 일을


제일 먼저 해내는 사람들이었다.



그 한 가지 선택이


하루의 무게를 바꿔놓는다는 걸


그들은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어느 날 아침에 씻기 싫다는 꼬마에게


그런 이야기를 해준 적이 있다.



"좀 더 쉽게 사는 방법이 있어."



"뭔데?"



"하기 싫은 걸 제일 먼저 해내는 거야.


얼른 씻고 와서 편하게 놀다가 유치원 가는 거지."



꼬마는 잠깐 생각하더니 말했다.



"난 이 닦는 게 제일 어려워."



꼬마에게 이 닦기는


졸린 눈을 뜨고,


아직 꿈에 발이 걸린 채로


차가운 세면대 앞에 서야 하는 일이었다.



어른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일이


아이에게는 하루의 첫 고비인 셈이었다.



"그걸 먼저 하면 마음이 엄청 편할 걸?"



꼬마는 잠자코 듣다가 화장실로 들어가


이를 닦고 나왔다.



그리고 아주 뿌듯하다는 얼굴로 말했다.



“이제 할 거 없어졌어!”



그래, 그거였다.



어렵게 느껴지는 하루는


대부분 아직 끝내지 않은 일 때문에 무거워진다.



해야 할 일 하나가


마음 한구석에 남아 있으면


그날은 끝까지 정리가 되지 않는다.



괜히 몸이 무겁고,


괜히 짜증이 늘고,


괜히 하루가 흐릿해진다.



누군가는 이런 말을 했다.






미루는 삶은 잔잔하게 불행하다.






크게 일이 생긴 것도 아니지만


딱히 잘 살아간다는 느낌도 들지 않는 상태.



해야 할 일을 미루는 동안


불안은 천천히 쌓이고,


마음은 계속 다음을 준비하지 못한 채 머문다.



반대로


해야 할 일을 먼저 해내면


그 다음부터는


인생이 조금 느슨해진다.



완벽하지 않아도 되고,


속도가 느려도 괜찮아진다.



이미 가장 어려운 걸 지나왔다는 사실 하나가


하루를 편안하게 만든다.



꼬마의 하루가 그랬고,


돌아보면 내 하루도 늘 그랬다.



해야 할 운동을 미루지 않았을 때,


꺼내기 싫었던 말을 먼저 했을 때,


미뤄둔 일을 아침에 끝냈을 때.



그날은 유난히


숨이 편했다.



인생을 가볍게 사는 방법은


요령이 아니라 순서였다.



제일 어려운 일을


제일 먼저 해내는 것.



그러면 하루는


생각보다 훨씬 살 만해진다.



아이의 이를 닦는 모습이


자꾸 마음에 남는 이유도 아마 그 때문일 것이다.



하루를 어렵게 만드는 건


일의 크기가 아니라


미루는 마음이라는 걸


그 작은 등이 또 가르쳐주었으니까.



꼬마 앞에서 부끄럽지 않으려


하기 싫은 일 하나를


조용히 앞에 두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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