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꼭두각시 인형이 인형극에 올랐다.
사람들은 모두 모여들어서
인형극을 보기 시작했다.
꼭두각시 인형은
여러 사람이 칭칭 담은 줄에 묶여
그동안의 일을 흉내 내고 재연했다.
어떤 것들은 해왔던 것이고
어떤 것들은 하지 않았던 것이었다.
누군가는 꼭두각시 인형을 조롱하기도 했고
누군가는 눈을 가리는 시늉을 하며 힐끔대기도 했다.
누군가는 여럿이서 모여 흉을 봤고
누군가는 꼭두각시 인형극을 재미있어했다.
모두에게 모든 것이 보여진 꼭두각시 인형은
스스로 인형극에서 내려오기로 했다.
꼭두각시 인형은 모두에게 보여주기 위해
너무나 높은 곳에 올려져서
꼭두각시 인형이 스스로 줄을 끊었을 땐
그곳이 허공이었다.
조각조각 난 파편을 보며
누군가가 외쳤다.
이 꼭두각시 인형은 모두가 망가뜨린 것입니다!
누군가는 인형을 안쓰러히 여기고
누군가는 인형을 나무랐다.
사람들은 곧 웅성대다가 누가 잘못했는지를 물었다.
결국엔 ‘모두‘가 잘못했다 말하며
잠시 꼭두각시 인형을 측은해했다.
그러나 꼭두각시 인형의 파편은
다시는 붙지 못했다.
조각난 파편을 쥐고 우는 이는
인형의 가족뿐이었다.
사람들은 모두가 잘못했고
앞으로는 그래서는 안 된다고 말하며
다음 연극에 올릴 인형을 기다렸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