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입학한 지 얼마 안 되어서
자꾸 10시가 넘어서
학교에 오던 아이가 있었다.
입학한 지 얼마 안 된
1학년 아이가 그러기 참 힘들다.
한두 번은 아이에게 얘기하다가
여러 사정으로
혼자 아이를 케어하는 아버님께 얘기했다.
두세 번 전화해도 바뀌지 않아서
"아버님, 진짜 이러시면 안 돼요..."하니
그제야 하시는 말.
"선생님, 제가 사실 야간에
대리기사 일도 하고 있어서요..."
새벽 네 시, 다섯 시에 집에 들어와서
잠깐 눈 붙였다가 그렇게 되었다고.
20대의 젊은 아버지가 아이 키우겠다고
애쓰는 그 모습에
더 잘 해보자고 얘기를 못했다.
"아이 키우기 힘드시죠?" 얘기하고
그날 이후부터 아이한테 핸드폰 알람 맞추고
혼자 세수하고 학교 오는 법을 가르쳐 줬다.
30명의 아이들이 교실에 오면
30개의 가정이 함께 교실로 들어온다.
교사가 되고 알게 된 건
세상 사람들이 각자의 상황에서
최대한 애쓰면서 살고 있다는 거다.
그 사람의 삶을 다 알게 되면
쉽게 재단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