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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진지 Jul 10. 2021

원룸에서 재택근무하기

저는 잡지나 온라인 아티클 읽는 걸 좋아합니다. 그중에서도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즐겨 읽는데요. 시기가 시기인지라 재택근무나 홈 오피스에 관한 글을 자주 보는 편입니다. 저 역시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직장인이기에 호기심에 클릭해보지만, 읽다 보면 약간 딴 세상 이야기 같다는 느낌을 자주 받습니다. 근사한 뷰를 가진 비싸고 좋은 집에서, 미니멀하지만 가격은 맥시멀인 가구와 오브제를 감각적으로 찍은 사진과 함께, 업계에서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는 인플루언서 집주인의 인터뷰나 기고글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기 때문이에요.


독자가 반응하고 관심 갖는 측면에서 위의 소재들 역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안목을 넓혀주고 트렌드를 파악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에요. 덕분에 저 역시 좋은 인사이트를 얻기도 했습니다. 다만 '공감'이라는 측면에서 아쉬움을 느끼는 것도 사실입니다. 저 역시 콘텐츠 만드는 일을 업으로 삼고 있는데요, 여러 요소가 있겠지만 그중 독자의 공감을 우선시하기 때문에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아시다시피 서울에 사는, 보통의 1인 가구가 사는 집은 대부분 좋지도, 넓지도 않습니다. 그들은 집을 구하러 다닐 때 하나를 얻는 대신 다른 하나는 포기하는 방식으로 부동산과 딜을 합니다. 집은 넓지만 채광이 들지 않는다거나 하는 방식으로요. 누릴 수 있는, 누려야 하는 주거 권리의 일부분을 포기하고 집을 구하게 됩니다. 저 역시 평수를 포기하고, 약간의 돈을 더 지불해서 채광을 선택했습니다. 물론 자본이 있었다면 위의 이슈들은 말끔히 해소되었겠지요. 하지만 보통의 1인 가구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에 아티클에서 다뤄지는 재택근무자의 모습에 공감대를 형성하기란 어려운 편입니다.


평수 대신 선택한 채광 (보안창이 있어 시야는 좁지만 창이 커서 빛이 잘 들어온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상향되면서 차주부터는 평일 전부를 집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원래는 주 2회 정도 출근을 한 덕분에 안과 밖의 밸런스를 유지하면서 일을 하곤 했는데요. 차주부터는 어떻게 일할지 고민입니다. 덕분에 '거실이자 침실인 공간에서 일어나, 미닫이문 하나 사이로 존재하는 주방에서 커피를 내리고, 다시 거실이자 침실이며 집무실인 곳에서 업무하는, 원룸에 사는 1인 가구의 아티클은 어떻게 쓰여질까?' 란 호기심도 생겼습니다. 이 글은 일종의 킥오프이자,  앞으로 1인 가구와 관련해 어떤 내용을 쓸 것인지 스스로에게 방향을 제안하는 제안서이기도 한데요. 어쩌면 별 다른 내용이 없을수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관련 아티클이 적은 것이기도 하겠지요. 그래도 뭐가 됐든 계속 써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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