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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다. 청청의 계절이다.

가을이다.
너무 신기하게 하루 만에 더위가 가시고 가을바람이 분다.
에어컨을 끄고, 창문을 열었더니 블라인드가 바람에 덜컹거렸다.

미지근한 공기가 사라지니 이제 좀 살 것 같다.
이번 여름은 지칠 정도로 너무나 덥고 뜨겁고 힘들었으니까.

청청을 장착하고 큰 아이가 학원 간 사이 남은 가족과 밖에 나왔다.
( 난 가을이오면 청 남방과 베이지 옷을 입으면서 나름 가을맞이를 슬슬 시작한다. 나름 경건한 마음이다.)


서점도 가고
옷도 구경했다.
은은한 색에 패턴이 예뻐 한 번 입어봤는데
고민하다가 안사고 두고 왔다.
집에 와서 생각나려나.. 했는데 생각이 안 나는 걸 보니
그냥 오길 잘한거라고 마무리 지었다.

옷은 부족해도 좋다.
내가 좋아하는 청청도 있고, 블랙도 있고, 좋아하는 몇 가지 옷을 신나게 돌려 입고 있으니 이 정도로도 충분하다 싶다.

대신 책을 샀다.
2만 원대 옷을 포기하고 2만 원 가까이하는 책을 행복하게 들고 왔으니 좋은 것이 맞다.


침대 옆 공간, 나만의 소설의 방도 잘 정리했고
저녁도 먹었고, 나가 바람맞으며 뛰었다.

목표를 늘려야지 하는데 자꾸 3km 되면 집이 아른거리고. 집 쪽으로 뛰고 있다.
어쨌든 뛰었고, 몇 초라도 단축했으니 최고 기록 경신.

바쁜 하루를 가만히 들여다보니 꽤 만족스럽고
괜찮은 것들 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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