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때론 긴 호흡이 필요하다.


짧은 글이 인기 많고
가독성 좋은 글들이 읽히는 세상이다.

대화는 점점 간결해진다. 줄임말과 생소한 신조어의 조합은 짧고도 놀랍다.

아이들은 손가락 운동을 하며 릴스를 본다.
내가 이건 어떤 의미냐고 물어보면 의미보다는
순간의 웃김이란다.

말 그대로 의식의 흐름대로 취향에 맞는 걸 발견하면 하트를 누르고 알고리즘이 형성되면
비슷한 결의 영상이 끊임없이 솟아난다.

순간 혹 하고, 순간 재미있고, 순간 좋으면,
기부하듯 하트 하나를 누르고 다음 릴스로 넘어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그냥 바라만 봐도 괜찮을까.

'순간' 치솟는 도파민이 과연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까.

두꺼운 책에 빠져 오랜 시간 집중하던 모습대신
휴대폰에 눈을 고정하고 손가락 운동을 하는 아이들에게 오늘도 난 싫은 소리를 한다.
긴 호흡도 필요한 법이라고.

keyword
작가의 이전글무한한 가능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