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이야기.
아이들은 어린이집을 다니지 않았다.
( 큰 아이는 어린이집을 다니다 낮잠 문제로 9일 만에 퇴소했다.)
덕분에 긴- 시간 서윤 아윤 모두 24시간 나랑 붙어있었다. 함께 부대끼는 시간은 아주 익숙하고 당연했는데 사실 이 시간 가장 자유롭고 싶었고 나에 대해 생각해 본 시간이었던 것 같다.
날것의 내 모습이 수시로 튀어나온 시기었으니까..
항상 붙어있던 우리가 처음 떨어져 본 건 유치원 등원 때였는데 아이는 유치원에서 엄마가 많이 보고 싶다고 했다. 엄마랑 같이 손잡고 들어가면 더 좋을 것 같다는 말을 해서 우리는 아이디어를 냈다.
엄마를 데리고 들어가자.
이게 뭐라고.... 아이는 신이 났다. 내일부터 엄마도 같이 가는 거라고 웃고 떠든다.
사진도 찾아보니 없어 증명사진 하나를 붙이고
최지은 이름 대신 김서윤 엄마라는 제2의 이름을 쓰고
좋아하는 스티커를 잔뜩 붙여 펀치로 구멍을 만들고 목걸이 줄을 걸었다.
가방에도 넣고 가끔 진짜 걸고도 갔다.
" 엄마 보고 싶은 건 당연해. 나도 그럴 땐 서윤이 사진을 봐. 그리고 열심히 엄마가 할 일 하고 있으면 서윤이가 끝나고 엄마 눈앞에 딱 있어.
보고 싶으면 주머니에서 엄마 사진 꺼내서 살짝 봐- "
그냥 마음을 조금 토닥여주고 공감해 주는 것만으로도 등원 분위기가 바뀌었다.
사진 보고 그리워하는 건 단 며칠,
친구도 만들고 새로운 활동 때문에 엄마 생각은 1도 안날 거라는 걸 알지만! 조금 이해해 주고 기다려주는 마음도 필요하다.
진짜 초라한 종이 명함이지만 이 명함 나름 효과 만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