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같은 일상이다.
아이들의 시험기간은 나에게도 인내의 시간인데
성격상.. 먼저 편하게 잠을 잘 수가 없다.
그래서 아이들 먹이려고 사놓은 홍삼이며 글루콤이며 비타민을 아이들 대신 내가 다 때려 넣고 있다.
아이들은 진짜.. 열심히다.
큰 아이는 중3 마지막 시험에 총집중하고 있다.
어떻게 고등 입학을 할지 몰라 알아서 준비한
생기부 점수가 거의 만점이다.
노력하고 또 노력하는 아이다.
둘째는 첫 시험을 잘 보고 싶어 인생 최장시간 공부를 하고 있다.
꼼꼼하게 계획하고 약속한 건 어떻게든 지켜내며
과목 공부를 해낸다. 두 아이 모두 책임감과 성실성의 아이콘이다.
아이들이 가끔 그런 얘길 한다. 머리 좋은 애들도 너무 많고 선행도 어릴 때부터 쫙쫙 빼서 자기들은 온전히 노력 100이어야 한다고.
그럴 때마다 다른 친구들 속도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해준다.
아이는 그래도 어릴 때부터 그냥 학원 뺑뺑이 돌았으면 애들보다 더 수월하지 않았을까 말한다.
하지만 나는 아이들이 열-심히 놀고 여유롭게 보낸 시간 덕에 지금 이렇게 열심히 할 수 있는 거라 생각한다.
미리 안 달려서 지금에 집중할 수 있는 것.
이게 중요할 수 있다.
18일 시험.
2주 넘게 새벽까지 함께 남아있다.
책도 읽고 일도 하고 몰래 졸기도 한다.
무엇보다 잘 해먹이려고 두 배로 애쓰는 중이다.
좋은 들기름에 무를 달달 볶아 들깻가루 넣어도 주고
좋은 들기름으로 두부도 굽고
진미채도 볶고 멸치도 하고 육개장도 좀 끓이고
목살도 굽는 날이다.
남편은 피곤한 나에게 따뜻한 라테를 사다 주고
애들이 학원가 집이 간만에 고요해지면 둘이 드라마 한 편을 보며 애정전선을 확인하고
그러다 시계를 확인하고 돌아올 아이들 줄 반찬을 또 준비하는 날들의 연속.
무섭게 반복되고 있다.
열심히 하는 아이들과 열심히 애쓰는 아빠 엄마.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