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 난간에 반쯤 매달려서 왜 굳이.. 책을 봐야 하는 걸까.
보기만 해도 내 내장이 아파오는 것 같은 느낌인데 말이야.
얼굴 벌개 가지고 저렇게 한 권을 다 읽더라..
그래 뭐 지가 편해서
저 꼬락서니로 읽겠다는데
나만 신경 안 쓰면 문제 될게 하~나도 없는 거거든.
근데 또 저런 사소한 부분은 늘 내 눈에 거슬리지..
담대하게 넘어간 수십 가지의 일로 스스로 대단하다 잘했다 장하다 칭찬하려는 그 순간
아주 깨알만 한 사소한 걸로 아이와 투닥거리게 되는 어이없는 상황에 엄마들은 당황하곤 하지.
별거 아닌 저런 모습에 난 왜 그리 예민한 걸까.
다행히 이제 나도 많이 단련되가지고 눈에 거슬려도 입 밖으로 쫑알대진 않아.
단지 뚫어지게 바라는 봐..
안 보면 더 편할 텐데 나도 굳이~~ 뚫어져라 보고 있다..
엄마보다 먼저 일어난 어느 날은
불도 안 켜고 저리 누워 바구니 책을 꺼내 읽고 있는데
불 켜고 보자, 나가서 보자, 앉아서 보자.. 눈 뜨자마자 입을 쫑알대고 싶지만
그냥 멋지다고 칭찬해주고 입을 닫아.
어느날은..책을 조금 더 높이 올려야 글자가 잘 보일 것 같더라고.
전등 조명이 반사되면 글자가 잘 안보이거든.
실컷 잘 보고 있는 애한테 끼어들어 자세를 교정해주면..
책 높이를 조정해주면... 애가 아주.. 신나라.... 짜증을 내겠지.
그래서 뻔~~ 히 이제 보여가지고 입을 닫아. 눈은 애한테 고정하고.
밥을 먹으면서도 가끔 뒤편 책장에서 책을 뽑아 저 자세로 보곤 하는데 속에서는 오만가지 잔소리를 이미 하고 있지 뭐.
' 국 식는다. 밥 굳는다. 반찬 먼지랑 같이 먹을 거냐. 몇 분째냐. 밥부터 먹자. 그 자세 목 아프다. 너 뼈 휜다.'
속으로 답답한 맘에, 거슬리는 맘에 별의 별말을 해대고 있어...
그런데 말은 안 꺼내.
갑자기 불현듯 궁금해서 펼쳤는데 나도 모르게 재미있어서 집중하게 된 경험들 있잖아..
우리들의 야식 쿠폰북 마냥..
보기만해도 자동반사적으로 침이 고이는 그 신비한 경험을
애들은 이 책으로 하고 있는 중일지 모르는데..
또 이런 순간은 ( 애미 눈에 거슬리는 그런 요상한 순간은) 기똥차게 집중을 해.
완벽한 몰입.
누가 불러도 몰라.
나도 여전히 내 애의 자잘한 모습들이 눈에 거슬려 하루에 수십번 마음이 불뚝이고 입이 오물거려 지지만..그래도 '진짜 안돼는것인가?' 세번 더 생각해보려고
한번 말고 세번.세번 더 생각해보니까 진짜 안돼는건 하나도 없는 것 같아.
아이입장에서의 배려와, 허용이 내 자식에게 버릇없고 난장판인 하루를 내어주는 것이 아니라
하루를 완전히 자기들 나름대로 사용해보고 그 경험을 발판삼아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준다고 생각해.
내 눈에 거슬리는 자잘한 아이의 습관들을 하나하나 지적하다보면 잔소리로 시작해 눈 부라리며 끝나는 하루가 될게 뻔~해.내 눈엔 거슬리는 그 부분이 내 아이에게는 최고 재미있는 순간일 수도 있거든.
그래서 '세번'을 생각해야해.
진짜 안되는 행동인가.저렇게 하면 애 인생이 망가지나.저 모습이 애를 위험하게 하나.
세번 생각하고 아니다 싶을때 그때 말을 해줘도 전혀 늦지 않더라고.
아직 크는 중인 너를 위해먼저 많이 큰 엄마가 이리 너그러이 바라봐 주겠다 이 똥강아지야.딱 이 마음으로 입을 닫을라고.
그래서 난 오늘도 많이 생각했어.하루 여러번 세번씩..많이도 생각했어.'진짜 안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