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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제는 아이들의 몫.

애들 숙제에 진 빼지 말자 캠페인.

유치원에 해가야 하는 나름의 숙제들을 어떻게 기특하게 이리 혼자 잘하나요...싶지.

 

하라고 안시키면 안하고, 안하고, 징하게 안하다가

어느순간 자기가 깨닫는 순간이 오는 것 같아.

'아..다들 해오는데 나도 좀 해야겠다 이제..'


난 처음부터 '아이들의 숙제'가 '엄마의 책임감'이라는 생각을 벗어던지려

 노력했어.

아이의 숙제가 엄마의 책임감은 아니잖아 사실.

내일까지 숙제를 해야한다는 사실을 알려줄 의무는 있지만 논다는애 앉혀서 억지로 숙제를 시키고 보내야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해.

모르는것을 알려주고, 넌지시 숙제가 있다고 상기시켜줄 의무는 있지만

하기 싫다는애한테 눈 부라리면서 숙제나 하고 놀라고 으르렁 거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유치원이든, 학교든 숙제 안한 지가 난처하지 내가 난처할 일이 아니거든 사실.


여기에다가 학교 가기전 유치원에서의 생활은 '꼭 해야하는 숙제'보다 '행복한 추억 쌓기'에 정신없었으면 좋겠다..싶은 마음이 있기도 했고.


그래서 더더욱 난 자잘한 숙제들을 강제적으로 시키지 않았어.

하고싶다면 함께 하고, 물어보는건 알려주고, 너무 하기싫어 하는 날은 빈칸으로 보내기도 하면서

그렇게 보낸 것 같아.



시간이 지나니 자기가 할일은 알아서 잘 하더라고.

화요일날은 언어전달이 있는데 선생님이 알려주는 문장을 외워서 써가는 거야.

이제 화요일에는 오자마자 언어전달을 쓰고 가방에 넣어놓고는 놀아.



금요일에는 동화감상을 받아오는데 이건 화요일까지 내야해. 거

다른 친구들은 거의 월요일에 다 내더라고.

우리는 여태 월요일에 낸 적이 없어.


왜냐하면 월요일이 지나고 발등에 불이 떨어지면 월요일 저녁 조용히 앉아서 저렇게 하고 들고가거든.

시키지 않아도, 해야할 순간에 알아서 하는 저 습관이 난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 지금도.

그래서 남들보다 조금 늦게 제출해도 느긋하게 기다려줘.

특히 숙제만큼은.


다른아이들 오늘 다 냈다고 오늘은 해놔야 한다면서 앉아 그린 그림이야.

자기가 하고 싶은 순간 몰입하면 그림의 질이 달라져.

( 시간을 보내고 뭔가 배우고 느끼는 질도 달라지겠지.)




아윤이도 동화감상을 하는데 이 아이는 하루에 10장도 그려.

난을 치기도 하고 낙서도 하고 글자도 쓰고

똑같은 책 제목을 10번 쓰기도해.


가만히 내버려둬. 이렇게 열정적으로 하다가 또 분명 시들해질 순간이 올거거든.

그냥 처음부터 다 비우고 개입자체를 안하는게 현명한 것 같아.




발등에 불이 떨어져서 팔 걷고 신나게 하는 순간까지만 기다려 주면



발등에 불이 떨어져서 팔 걷고 신나게 하는 순간까지만 기다려 주면

자연스럽게 연출되는 아름다운 저 모습.


숙제 한번에 목숨걸고 아이와 싸우지 않기.

틀린 글자 고쳐주는 것에 목숨걸고 아이 족치지 않기.

내일까지 가지고 가야한다고 닥달하면서 아이에게 눈 부라리지 않기.



안해도 가보고,

엉망으로 해서도 가보고,

엉성한 그림으로 신나서 가기도 하는 그 과정들 속에서 애들이 분명 느끼는 것들이 있을거야.


책임감, 약속을 지키는 습관은 누가 시켜서 강압적으로 해나가는 것이 아니라 (기분 좋게 터득하면말을 안해..혼내잖아. 그러다 애랑 싸우고.)스스로 느끼고 터득해 나가는 거란걸 우린 이미 잘 알잖아.


스스로 느껴서 할 수 있도록

입을 닫고, 눈을 감고, 조금 많이 많~이 도 닦으면서 기다려주자.


그럼 결국 안달나서 하는 순간이 와.

얘네들 처럼.



엄마들 혼 다 빼놓는다는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도 난 이렇게 가려해.

엄마들 혼 다 빼놓는다는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도 난 이렇게 가려해.

너희들 숙제는 너희들의 몫.

난 '앞'이 아니라 '뒤'에서 따라가는 엄마가 될라고.


난 '앞'이 아니라 '뒤'에서 따라가는 엄마가 될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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