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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NS강사 허지영 Jun 22. 2021

엄마의 간장게장

1999년 추운겨울 수능을 치르고 실기를 준비를 바쁘게 하고 있었다.

음대는 수능을 치르고 실기를 1월달에 보기때문에 수능이 끝났다고 해도 더 중요한 실기 연습이 남아있었다.

한시간 반을 지하철을 타고 교수님댁으로 매일 렛슨을 받으러 다녀야했고 재수하던 시절이라 이번에는 꼭 붙어야하는 마음으로 악보를 들고 그해 겨울을 정신없이 보내고 있었다.그 추운겨울

엄마는 40평대 아파트를 팔고 50평으로 이사간다고 들떠있었다.

왜그렇게 엄마가 들떠보였는지 모르겠다.옆동으로 이사가는거였을뿐인데 누군가에게 전화로 부지런히 내가 재테크를 잘해서잘팔고 이사간다고 목청높여 이야기를 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몇일후 엄마가 큰교통사고가 나서 수술중이라는 전화를 아빠한테 받았다.

아침에 밥 잘차려주셨는데 엄마는 손가락 하나 움직일수 없이 눈만깜빡이며 누워만있었다.

실기시험을 준비하면서 엄마병원에라도 잠시 들릴때면 엄마는 빨리 가라고 안나오는 말로 나를 내쫓았다.

추운겨울 병원에서 나오면서 지하철까지 걸어오면서 서럽게 울었던 기억이난다.

몇년이 지난후에 안 사실인데 실기시험을 준비하는 나를 위해 간장게장을 만들 게를 사러 농수산시장에 차를 운전해서 가다가 술취한 트럭 운전사에게 치여 교통사고를 당하셨다고 했다.

혹시라도 내가 죄책감을 가질까 말씀을 안하시다가 우연히 아빠에게 들었다.

몇번의 수술을 거쳐 몇번의 입원을 다시반복하시면서 재활훈련을 힘들게 하시면서 엄마는 걸을수 있게 되었고 조금은 부자연스럽지만 일반인들처럼 생활하실수 있게 되었다.


20년이 지난 몇일전 손주생일이라고 손주가 좋아하는 간장게장을 정성스럽게 담아 집에 찾아오셨다.

나도 간장게장을 그렇게 좋아했는데 내아들도 그입맛을 고스란히 받았나보다.

얼마나 정성을 드렸는지 간장게장은 솜사탕도 아닌데 입에 들어가자마자 녹아 없어졌다.

게를 사서 몇일을 간장을 우리고 또 식히고..했을지 눈에 선하다.

그걸 또 가방에 주섬주섬싸서 힘든몸을 이끌고 버스에 타서 우리집까지 말도 없이 오셨다.

전화하면 내가 차가지고 갈텐데..그생각이 먼저들었다.참 나도 못된딸이다.

평생 희생만 하는 엄마의 모습이 싫었다.

힘들면 좀하지 말지.너덜너덜한 속옷을 평생입으면서 그렇게 아껴 모은돈은 우리 시집장가갈때 아파트 한채씩 사주셨다.

왜 몸이 부서져라 저럴까 감사함보다는 엄마를 비난하는 말이 내입에서는 쏟아졌다.

엄마와 엉켜있는 실타래로 많은 시간을 보냈지만

엄마가 해주신 간장게장을 보면서 엄마가 해주는 김치와 간장게장은 오래오래 먹고싶다고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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