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블루보틀 국내 2호점이 문을 열었다. 1호점과 마찬가지로 손님들이 장사진을 서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블루보틀이 국내에서 호응을 얻게 된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블루보틀 마니아들 사이에선 블루보틀의 상징인 푸른색깔 병 로고가 매력 포인트로 여겨진다. ⠀ 로고인 병 모양은 비대칭이다. 병 하나하나 손수 작업했다는 느낌을 준다. 진한 하늘색을 채운, 주둥이가 긴 병이다. 매장엔 킨포크 스타일의 단조로운 공간 곳곳에 푸른 병 로고가 명료하게 배치됐다. 블루보틀이 '커피숍계의 애플'이라는 별칭을 얻게 된 배경에는 이처럼 포인트를 살린 색감이 한몫 했을 것으로 보인다. ⠀ 색 전문 사이트 <인사이컬러피디아(Encycolorpedia)>를 참조하면 블루보틀의 푸른 로고는 9.41%의 빨강과 61.18%의 녹색 그리고 파랑 76.86%으로 배합돼 있다. 블루보틀 로고 색의 HSB(색상, 명도, 채도) 일련번호는 189cc4. 색 명칭은 '플라스콘 블루보틀 블루(Plascon Blue Bottle Blue)'다. ⠀ 이처럼 색은 무의미한 대상의 의미를 불어넣는다. 공룡의 색깔로 당시 환경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에게 색은 그래서 더욱 남다르게 다가온다. 고생물학자들은 화석을 통해 시조새가 흑백이었고 나무에 서식했다는 점을 밝혀냈다. 프시타코사우르스는 숲에, 시노사우롭테릭스는 호수 쪽 환경에 서식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 공룡의 색깔은 공룡이 어떻게 살았는지 그리고 어떻게 행동했는지를 암시한다. 자세한 내용을 8월 '총천연색의 공룡들' 기사로 정리했다. 오늘날 동물들도 위장, 유혹, 또는 방어를 위해 색을 사용한다. 공룡들도 틀림없이 그랬다. 정치인들이 '색깔론'으로 본질을 흐릴 때도, 블루보틀이 사람들을 꾈 때도 색은 마법을 부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