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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병진 Dec 27. 2018

목 관리

현직 앵커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목을 관리할까? 뭘 마실까?


하필 개편 직전에 목소리가 'out of control' 상태에 빠지면서 음이탈 방지를 위해 목소리 톤을 한껏 낮추고 뉴스했었습니다. 마블 악당 타노스 같은 목소리가 나왔죠. 앵커팀장이 개편 첫날부터 일주일 쉬는 게 어떻겠냐고 진지하게 의논해올 정도였습니다.


앵커나 아나운서들이 목을 관리하는 방법은 대동소이한 것 같습니다. 다들 직업 특성상 건조하고 선득한 스튜디오에서 매일 목을 쓰기 때문에 기관지가 예민하고 약한 편입니다. 원인이나 상태별로 목관리하는 노하우가 저마다 다를텐데, 의사들의 조언과 제 경험, 현•전 직장 동료들의 방법을 취합해보면 일단 대전제는 '목을 편안하게'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가루 중심의 도라지

목을 편안하게 해주려면 따뜻한 물은 필수입니다. 너무 뜨겁지도 미지근하지도 않은 물을 텀블러에 담아 조금씩 나누어 마십니다. 너무 발칵발칵 들이키면 목에 무리를 주기 때문이죠. 촉촉한 상태를 지속적으로 유지해주는 게 포인트입니다. 차를 우려마시면 효과가 커집니다. 참고로 염증이 생겼을 때는 잎차보다는 곡차가 목을 더 편안하게 해줍니다.

청 스타일의 도라지

만약 가래가 말썽을 부리면 목에 도라지를 투입합니다. 이때는 즙보단 청으로 먹는 게 좋습니다. 그냥 떠서 먹어도 괜찮고 따뜻한 물에 타서 조금씩 마시되 살짝 가글 하듯 목을 축이면 가래가 씻겨내려갑니다. 저는 이번에 역류성식도염이 심했고 염증 부위에 가래가 득시글했습니다. 어머니가 보내주신 액상형 도라지청과 가루형 도라지청을 번갈아 먹고 마시며 가래를 청소했습니다. 포 형태의 용각산 복숭아맛도 애용합니다.


환절기에는 코막힘 증상이 심해집니다. 보통 알레르기성 비염 때문입니다. 우선 병원부터 가서 초기에 증상을 완화하는 게 중요합니다. 심해지면 코막힌 소리 탈피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역시 따뜻한 물을 조금씩 자주 마셔줍니다. 여기에 가습을 잘 해주는 게 좋습니다. 잘 때 가습은 필수고 평소에도 깡통 크기의 휴대용 가습기를 갖고 다니며 틀어두었습니다. 마스크까지 써주면 금상첨화입니다. 마스크는 아예 잘 때도 끼고 집 안에서 생활할 때도 늘 착용합니다. 코 속을 촉촉하게 유지해줍니다.

상비약처럼 챙기는 아이템들도 있는데요. 뿌리는 프로폴리스는 하루에 2~3회 꼴로 단신 뉴스 많이 읽을 때 씁니다. 방송 들어가기 전에도 한 번 꼭 뿌립니다. 뿌리는 덴티스티는 입 안을 상쾌하게 잡아줍니다. 단, 효과는 일시적입니다. 목에 염증이 생겼을 때는 쓰지 않습니다.

뿌리는 프로폴리스

프로폴리스 사탕이나 목캔디는 말 그대로 상비약입니다. 목상태가 적당히 껄껄할 때는 목캔디나 호올스 사탕으로 다스리면 컨디션 관리하기 적당합니다.


예전에는 술을 진탕 마시고도 아무렇지도 않게 다음 날 아침 TV나 라디오 뉴스 들어가는 선배들이 경이로웠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면 다들 따로 관리를 하고 계시더라고요. 도라지배즙처럼 목이나 기관지에 좋은 건 보약처럼 꾸준히 챙겨드시는 선배들을 자주 봤습니다. 굳이 방송을 하지 않더라도, 위 방법이 아니더라도 저마다의 노하우로 목을 관리하는 고수들이 적지 않습니다.

 

모두 '관리의 중요성'을 아는 사람들입니다. 저도 맨날 소 잃고 외양간 고치며 깨닫고 또 까먹지만 여튼 부지런한 관리 외엔 답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감기 걸린 아나운서' 만큼 세상 쓸쓸한 게 없죠. 시청취자에 대한 도리도 아닙니다. 관리 안 하면 언제라도 내 의지와 상관없이 목소리가 'out of control' 된다는 점을 같이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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