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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병진 Jan 18. 2019

꼬인 사람이 짜증나게 할 때

네~ 잘 나셨어요~

배배 꼬여도 너무 꼬인 사람은 기피 대상 1호다. 온갖 피해의식에 절어 있다면 더 최악이다. 그런 사람은 꼭 강자에 약하고 약자에 강하다. 약자에 강하다기 보다는 예의가 없달까. 강자에 억눌린 감정을 칼처럼 입에 물고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사람을, 자기보다 더 불안정한 사람을 찌른다. 시간이 흘러도 사과는 한 마디 없다. 인사도 안 하고 받지도 않는다.

아..짜증.. 출처: pixabay


이렇게 꼬인 사람은 논리가 먹혀들지 않는다. 자분자분 내가 왜 업무를 이렇게 처리했는지 말해줘도 듣지 않는다. 자기 감정에 이성이 잡아먹힌 듯 이치에 맞지 않는 변명을 늘어놓는다. 그냥 자신의 근시안적 기준에서 벗어난 상황 자체가 짜증나는 것이다. 상황이 아무리 정상적으로 흘러갔어도 꼬인 사람은 계속 자기 기준에 뭔가가 안 맞았다며 분을 삭이지 못한다. 온갖 열등감과 분노, 억울함과 피해의식이 눈을 가린다.

보는 시야 참 넓으시네요. 출처: pixabay

예전에는 어떻게든 그런 사람과 잘 풀어보려고 나를 억눌렀다. 내 감정은 삭이고 기계적으로 사과했다. 나보다 아랫사람이든 선배든 그렇게 대했다. 상대가 기분이 풀리면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져서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나도 애 둘 키우고 생활에 치이다 보니 그런 마음이 사그라졌다. 그냥 그러려니~ 하며 냅둔다. 관계에 굳은 살이 배기는 것 같다. 감촉이 느껴지면 거슬리지만 굳이 뜯어내진 않는다. 귀찮음이 8할이다. 그런 관계는 귀하지가 않다.

꺼져~ 출처: pixabay

칼릴 지브란은 사원의 기둥과 기둥이 적당한 거리를 두고 세워져 있어야 바람도 통하고 지붕도 떠받친다고 말했다. 굳이 가까이 둘 필요가 없는 사이라면 그냥 바람이 횡 하니 불도록 거리를 두면 될 일이다. 나를 존중하지 않는 사람에게 굳이 마음 쓸 이유가 없다. 나를 소중히 대해주는 사람에게 마음 쓰기에도 빠듯하고 벅차다. 그저 서로 투명인간처럼 여기며 자기 할 일 하다가 같이 일해야 할 때는 프로페셔널하게 자기 일만 잘하고 헤어지면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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