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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병진 Feb 18. 2019

'거리노래방' 덕분에 추억 강제 소환

노래방 가고 싶다


창현거리노래방 갈무리

요즘 즐겨보는 유튜브 채널이 '창현 거리노래방'이다. 창현이란 이름의 MC가 노래방 반주기를 가지고 전국을 다니며 일반인 참가자의 노래를 청해 듣는다. 주 무대는 홍대다. 참가자와 진행자, 관객들이 정면 카메라를 바라보는 앵글이 인상적이다. 마치 저 모든 사람들이 나를 주목하는 듯 착각하게 만든다.


노래 잘하는 사람 정말 많다. 한류의 저변이 보인다. 다들 가수 지망생인가. 보통 고음역대 노래를 부른다. 먼데이키즈나 바이브, 이수의 노래와 팝송 '샹들리에' 고음에 도전하는 참가자가 자주 띈다. 참가자들의 노래는 프로와는 또 다른 '날 것'의 거친 매력이 일품이다.

샹들리에 열창 중. 출처: 창현 거리노래방 갈무리

이들의 공연을 듣다 보면 학창 시절 친구들과 고음 대결 펼치던 노래방 추억이 솔찬히 떠오른다. 일반 노래방에서는 전주 점프하고 1절만 부르는 게 친구들 위한 매너였다. 단, 오락실 노래방은 500원에 한 곡씩 부를 수 있었기에 끝까지 부른다. 서울 가서 '수노래방' 다녀오면 요즘 말로 '인싸' 대접 받았다.


애매랄드캐슬의 '발걸음'은 남자 녀석들 애국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일단 부른다. 티삼스의 '매일매일 기다려', 임재범 '너를 위해', 김범수의 '보고싶다', 조장혁 '중독된 사랑'을 애창했다. 윤도현 밴드 노래도 무난하게 부르기 좋은 곡 많다. 대학 가면서 지킬앤하이드의 '지금 이 순간'을 즐겨 불렀다.


중3 무렵에는 노래를 녹음해 인터넷에 올리면 그 사이트에서 서로 공유해 보는 노래부스가 유행했다. 그 시절 가수 연규성 씨가 우리 또래에선 유명했다. 참고로 이 무렵 모델 배정남도 우상이었다. 예능하고 드라마 찍는 그 분 맞다. 연규성 님은 '슈스케' 출연했을 때 너무 감동적이었는데, 성대가 망가진 모습에 퍽 마음 아팠다.

창현거리노래방 갈무리

창현 거리노래방이 소환하는 그 시절 추억이 고구마 줄기 같다. 홍대를 찾은 젊은 인파가 생연주 버스커들 보다 저 노래방 반주기 앞에 더 많이 모여든다며 개탄하는 예술인들도 적지 않지만 그럼에도 창현이 1인 미디어 시대 속 재밌는 콘텐츠를 스마트폰 엄지족들에게 선보이고 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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