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채팅목록에 광고 뜨나
'이웃집과학자'가 도약한 시기는 '카카오 플러스친구' 출범 멤버로 참여했을 때였다. 플랫폼 '일분'과 카톡 플친 탭을 통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트래픽이 유입됐다.
서버가 맨날 터졌다. 코딱지 만한 회사로선 버티기 힘들 정도로 서버 비용을 늘렸다. 하지만 워낙 트래픽이 폭발적이었기에 무리를 해서라도 버텼다. 덕분에 광고도 많이 들어오고 회사 경영 사정이 나아졌다.
그러나 '몇 개월 천하'였다. 카카오는 수시로 업데이트했다. 우리 같은 콘텐츠 공급자를 대폭 늘렸다. 어뷰징 콘텐츠가 늘었다. 일분은 연예 뉴스가 장악했다. 그나마 '책끝을접다' 같은 도서 광고 페이지만큼은 카카오 측에서 노출이 잘 되게끔 밀어주는 것 같았다. 이미지 상쇄용 포석이었다면 말이 지나친 걸까.
플러스친구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플러스친구에는 기존 메이저 언론들도 다수 포함돼 있었는데 처음에는 모두가 동등하게 콘텐츠로만 승부하는 구조였다. 노출 빈도나 노출 위치가 유저의 이용 양상에 따라 움직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느날부터인가 메이저 언론은 메인 페이지에 고정되기 시작했다. 우리 같은 소형 업체들은 점점 구석 페이지로 가거나 사람에 따라 랜덤으로 노출됐다.
카카오 업데이트는 기성 언론사 뉴미디어 담당자들과 책임자들을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이웃집과학자' 같은 군소 매체보다 그나마 사정은 낫겠지만 온라인 마케팅 전략 등을 안정적인 트래픽 흐름 안에서 수립할 수가 없었다. 결국 너도나도 슬슬 자극적이거나 선정적인 콘텐츠를 올리기 시작했다. 어뷰징은 덤이었다.
이런 어려움을 카카오 측에 여러 차례 하소연했다. 그러나 그때마다 말단 직원들을 보내 '알고리즘은 우리도 모른다', '기다려달라'는 취지의 답변만 돌아올 뿐이었다. '이웃집과학자'는 플러스친구 플랫폼을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로 방치 중이다. 카카오가 콘텐츠 공급자들을 가려 받아야 한다. 회사가 아닌 콘텐츠 그 자체로 경쟁이 되게끔 플친을 업뎃할 필요가 있다. 물론 현재로선 요원한 얘기다.
이런 가운데 카카오가 채팅목록에 광고 배너를 넣으려 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B2B에 하던 짓을 B2C에도 시전하는 양상이다. 도대체 왜 그런 걸까. 사내 권력 다툼이 치열한 건가. 각 플랫폼을 관장하는 실무자와 이들을 총괄하는 책임 라인이 바뀌어야 나타날 수 있는 잦은 변화들에 점점 지쳐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