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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비엔비를 놓으며 느낀 점

매너의 중요성

by 정병진

사랑채에 에어비엔비를 놓고 있다. 각국의 다양한 손님들을 만날 수 있어 흥미롭다. 주로 외국인 손님이 많은데 국적은 다양하다. 동양권은 중국인이 가장 많다. 한국인 커플이나 한인 女女 손님이 뒤를 잇는다. 대만이나 말레이시아인도 종종 온다. 얼마 전엔 일본인과 한국인 커플이 찾아왔다.

영미권은 미국과 캐나다에서도 종종 오지만 유럽에서 온 손님들이 다수다. 영국과 독일, 프랑스에서 찾아온 손님들은 매너가 특히 좋아서 기억에 남는다.

매너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미국 손님은 대개 방 정리 상태나 시설 이용 실태가 복불복이다. 엄청 잘 쓰고 나가는 경우도 있지만 하버드 출신의 어느 손님은 세면대에 과음의 흔적을 남기고 퇴실했다..


유럽 손님들은 십중팔구 정리 매너가 좋다. 독일 베를린에서 영화 감독과 조감독으로 일하는 한 커플은 엄청 자유분방하게 방을 어지르며 며칠 지냈는데, 마지막날 방 정리 상태가 체크인 할 때 거의 그대로였다.

독일 예술가 커플의 자태

우리 바로 옆집(?)이 청와대 경비대대 막사인데다 동네 분위기가 분위기인지라 사람들이 대체로 조심 조심 지내다 나간다.

영국과 태국인 친구. 우리집을 방문하는 손님은 국적이 다양하다.

하지만 우리가 에어비엔비 앱에 처음으로 비판성 코멘트를 달았던 사이 없지 않다. 특정 국가 사람들이 유독 매너가 없었다. 그 나라 사람들이 다 그런 건 아닐테니 굳이 국적을 밝히진 않겠다. 하지만 우리 집을 방문한 그들은 대체로 행동 패턴이 비슷하다. 타국 손님들은 우리 집까지 대개 알아서 온다. 에어비엔비에 올려둔 정보와 아내가 그들에게 발송한 메시지 만으로도 집을 찾아오는 데 큰 무리가 없다.


그런데 그 국가에서 온 손님들은 늘 한국에 늦게 오고, 꼭 주위 한국 사람을 붙들고 내게 전화를 해온다. 스스로 찾아온 적이 없다. 체크아웃 후 방 정리를 할 때면 늘 다량의 머리카락과 엄청난 양의 쓰레기가 배출된다. 화분을 엎지르고 화장실에 위생용품을 그대로 두고 나가는 경우도 있었다. 침구류에 지저분한 걸 묻혀놓고 갔을 때가 제일 속상하다. 염색약 같은 게 묻거나 화장품이 묻어나와 몇 번을 빨래했다. 도매급으로 뭐라 하기 그렇지만 유독 그 국가 출신인들은 매너가 그렇다.

그럼에도 우리 집을 찾아주는 손님들 덕분에 집에 활기가 돈다. 아이들도 다양한 외국인과 인사를 나누며 나름대로 국제적 감각(?)을 기르는 것으로 보인다. 종합했을 때, 낯선 타인과 소통하고 교류하는 필수 키워드는 '매너'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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