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다 됐고, 그래서 정답이 뭔지 그거나 알려줘
전문가 믿지 마라
부동산 논쟁으로 이득을 보는 건 전문가 집단이다.
참고는 하되 '묻지 마 추종'은 절대 안 된다.
- 대한민국 부동산 사용 설명서 [김학렬(빠숑)] -
정보를 접하기가 너무 쉬운 세상이다. 인터넷이라는 게 없던 시절에는 내가 모르는 것을 찾는 것이 힘들었다. (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궁금한 것을 너무나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초록창으로 대표되던 네이버를 지나 이제는 구글이 더 많은 것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 아이폰이 한국에 슬쩍 발을 들이던 시절에 20대를 시작한 나는 분명히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시대를 모두 겪어온 사람이지만, 어린 시절의 기억은 희미해 인터넷이 없던 시절을 자신 있게 묘사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렇다면 질문에 대한 구글의 답은 모두 진실일까? 아닐 것이다. 나 같은 사람도 아무 글이나 쓸 수 있다. 별도의 검증은 되지 않는다. 얼마나 위험한가? 영향력 높은 사람의 잘못된 글 하나는 많은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만들 수도 있다.* 물론 좋은 정보도 많다. 검증된 사실 위주의 정보뿐만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의 경험이 모여 만들어진 집단지성은 궁금증을 해결해주는데 매우 큰 도움이 된다. 나는 궁금한 게 생겼을 때 특정 분야의 사람들이 많이 활동하는 커뮤니티를 이용하기도 한다. 특히 IT기기 분야에서 다수의 사용기는 (전문가들은 아닐지라도) 제품을 파악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 "소시지 단면 사진 올려놓고 '웹 망원경 별'이라니"... 장난친 유명 과학자 - 매일경제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이라는 부동산 전문가의 책을 보다가 한 챕터의 제목에 눈이 갔다. "전문가 믿지 마라" 본인도 전문가가 되어 글을 쓰고 책을 팔고 강의를 하는 것이 아니었나? 하는 호기심에 급하게 읽어 내려갔다. 요지는 "전문가가 하는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합리적 의사결정을 스스로 할 수 있어야 한다."였다. 덧붙여 혼란스러운 시기에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혼란을 틈타 큰 이익을 챙기고 책임은 지지 않는다고 한다.
가장 먼저 부동산과 주식을 예측하는 Youtube 채널들이 떠올랐다. 상승론자 하락론자로 나뉜 그 집단은 본인의 주장을 뒷받침하고자 다양한 근거들을 제시한다. 놀랍게도 양쪽은 같은 근거로 정반대의 이야기를 할 때도 있다. 누가 맞는 말을 하고 있는지는 알 수가 없다. 하지만 하나 확실한 건 그들은 투자를 제외해도 Youtube에서 발생하는 트래픽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몇 년 간 재테크에 관심을 가졌던 사람들이라면 모두가 공감할 것이다. 3000억의 가치를 평가받으며 IPO까지 노린다는 초대형 채널인 삼프로TV부터 슈카월드, 신사임당*,월급쟁이 부자들, 부동산 읽어주는 남자 등등 정말 많은 재테크 채널들이 엄청나게 성장했다. 시장과 투자의 결과를 떠나 그들은 엄청난 명성과 이익을 얻었다. 아마 그들은 이제 투자에 성공하지 않아도 그 명성을 활용하면 많은 것들을 할 수 있을 것이다.
* 신사임당 채널은 20억에 팔렸다고 한다.
위에서 언급한 채널들은 내가 구독하고 챙겨보는 채널들이다. 재테크나 자기 계발에 관심이 많은 나는 여러 채널들을 챙겨보고 있는데 이렇게 제공되는 정보는 나에게 큰 도움이 되어준다. 문제는 보는 것이 아니라 생각 없이 보는 것이다. 한국 사람들은 특히 더 정답에 집착한다고 한다. '그래서 뭘 사야 하는데?' '그래서 뭘 해야 하는데?'에 대해서 급급하고 정보를 통해 생각을 하는데 익숙지 않다고 한다.
능동적으로 읽고 생각해야 하는 책 보다 수동적으로 흘러나오는 영상이 더 쉽다. 정보를 접하는 매체가 변하면서 사람들은 점점 더 생각을 안 하게 된다고 한다. youtube가 원하는 것은 시청자들이 생각이라는 걸 안 하고 더 많이 영상을 보는 것이라고 한다. 코미디 영상을 제작하는 채널이지만 이 영상은 제법 공감이 되었다.
더 많은 정보를 얻으려 하는 것은 옳은 의사결정을 할 확률을 높이기 위함이지 그 안에서 답을 찾기 위함이 아니었다. 판단과 책임은 나의 몫이다. 간혹 주식 관련 영상을 보다 보면 올라갈 종목에 대해 묻고 별다른 고민 없이 전문가 추천이라는 이유로 사는 사람들이 많다. 말 그대로 답만 찾는 것이다. 내가 금융권에서 일할 때 주변 사람들도 그러했다. '어떤 종목이 왜 좋아?'가 아니라 '이 종목 좋아 나빠?'만 궁금해했다. 물론 나는 전문가가 아니기에 아무것도 추천해주지 않았다.
<이 내용은 특정인을 비방하는 내용이 아니다. 포스팅 첫 문구의 좋은 예시라 생각 들어 소개한다.>
삼프로TV에 고정 출연 중인 염블리라고 불리는 염승환이라는 분이 있다. 처음 봤을 때는 '부장' 타이틀을 달고 있었는데, 지금은 '이사'로 불리는 것으로 보아 승진하신 것 같다. 20~21년 주가 상승 시기에 많은 기업들이 상승여력이 있다며 코스피 4000~5000을 전망했지만,* 지금은 2500에 머물고 있으며 투자자들의 원망을 사고 있다. 투자 관련 컨텐츠는 "투자 정보를 참고하길 바라며, 투자의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라고 안내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투자자들은 잘못된 의사결정의 책임을 정보를 제공해준 전문가에게 미루고 있고, 전문가들은 투자자의 결과와 무관하게 이익을 얻는다.
* '쪽집게' 염승환 이사 "코스피 4000, 불가능한 수치 아냐" - 뉴시스 기사
* "[매경 자이언트TV] 코스피 5000 갈 수 있다! MSCI 선진지수 편입의 진실"
위에서 언급한 채널과 전문가분들은 해당 분야에서 거의 정상에 다다른 분들이다. 하지만 인터넷에는 발만 담그고도 전문가 행세를 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굳이 따지자면 전문가 행세를 하는 사람보다는 전문가들의 말에 더 신뢰가 가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그들은 정보와 의견만 전달할 뿐이다.
같은 정보로도 다른 의견이 넘쳐흐른다. 그것이 답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사실을 전달해야 하는 뉴스조차 진실이 아닌 경우도 있는데 특정 집단의 말을 답이라고 생각하고 본인의 인생을 맡기기엔 너무 위험하지 않을까. 그들은 보는 사람을 위할 수도 있지만 본인들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움직인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전문가 믿지 마라"라는 말은 저자가 하고 싶었던 말을 매우 강한 어조로 압축해서 전달한 것 같다. 주관적인 소감으로 저자가 하고 싶었던 말을 추측해서 한 단어를 추가해 바꿔보았다.
전문가라고 맹목적으로 믿지 마라
세상이 좋아져서 정보는 인터넷 상의 수많은 전문가/선생님들이 주실 것이다.
답을 쉽게 얻으려 하지 말고,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길러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