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 높은 삶으로 적게 일하기
경제적 자유 - 경제생활에서 각 개인이 스스로의 의지로 행동할 수 있는 자유를 말한다.
[매일경제 용어사전]
코로나로 일상을 잃어버린 시기에 많은 사람들이 재테크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주식, 부동산, 코인을 가리지 않고 모든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누군가는 하락을 맞기도 했지만 그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양적완화에 따른 달달한 수익률에 투자 시장에 발을 들였고 '경제적 자유'라는 단어는 더 유행했다. 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기 싫은 것을 하면서 살아야 했던 사람들이 어느 정도 희망을 맛봤기 때문일까.
그래서인지 나는 4시간만 일한다.라는 책 제목은 일을 더 적게 하고 경제적 자유를 달성하는 이야기로 들린다. 팀 페리스*는 자기계발서 분야에서 유명했기에 이제는 자기계발서가 하는 뻔한 얘기들이 지루해져버린 나였지만 확인해보고 싶었다.
* 팀 페리스는 "타이탄의 도구들"도 유명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마흔이 되기 전에"도 추천한다. 서른이 될 때쯤 읽었던 책인데, 3~4 페이지 정도의 단편적인 이야기들로 구성되어있어 매일 하나씩 읽고 자극받기 좋다.
목표는 하루에 4시간만 일하고도 [적게 일하고도 + 자유롭게 여행을 떠나면서도] 다른 사람만큼 어쩌면 그보다 더 잘 살아가는 것을 다루고 있다. 368쪽에 걸쳐 길게 이야기하고 있지만 다 읽고 나서는 하나의 메시지가 가장 강렬하게 남았다. 책에 직접적으로 저런 메시지가 있는 것은 아니다.
쓸데없는 곳에 신경 쓰이는 것을 줄이고, 생산성을 올려 효율적으로 살자.
핵심은 생산성과 효율을 올리는 것이다. 내내 파레토의 법칙을 이야기한다. 파레토의 법칙은 전체 결과의 80%가 전체 원인의 20%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가리킨다. 학부 때 경영학 수업에서 처음 들은 이후로 경제/금융 같은 돈의 분야에서 많이 들었던 법칙이다.
이것을 개인의 성과 범위로 끌어왔다. 성과의 80%는 노력을 들이고 있는 것들 중 20%로 인해 발생한다는 이야기로 돌려 말하면 80%의 노력은 쓸데없는 곳에 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효율이 낮은 80% 노력을 무시하거나 없애버림으로써 핵심인 20%에 더 집중하고 효율이 향상될 수 있다. 80%를 무시함으로써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20%에 집중하여 얻을 수 있는 것에 비하면 아주 적다.
결국 명확한 우선순위와 불필요한 것들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불필요한 것들의 범위는 매우 넓다. 단순히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 단순 작업이 될 수도 있고, 메일 확인과 같은 집중력을 흐리게 만드는 것이 될 수도 있고, 어디에도 넘쳐나는 정보일 수도 있고, 쌓여만 가는 책상 위의 물건이 될 수도 있다.*
* 잠깐 미니멀리즘에 대해 논한다. 공간적/물질적 자유를 통해 의도치 않은 정신적 자유를 얻을 수 있다고, 소유하고 있는 모든 것들은 사실상 골칫거리라고. 매우 공감한다.
나만의 미니멀리즘을 다룬 글 [소비로 나를 만드는 법] 보러가기
사실은 중요하지 않은데 나를 방해하는 것들이 주변에 너무 많다. 스마트폰을 비롯한 전자기기들이 생활 깊숙이 자리 잡은 요즘 특히 그렇다. 수십 개의 어플에서 날아오는 수백 개의 알람들은 핸드폰은 물론 손목 위에서도 한번, 노트북에서도 한 번씩 나를 방해한다. 소식은 놓치고 싶지 않은 편이라 다 받아보고 있자니 아무것도 집중해서 할 수가 없겠다고 느끼고 있었다. 특히 이런저런 뉴스를 많이 챙겨보다 보니 정신이 없어지고 산만해지려던 찰나였다.
가끔 음악을 들으며 공부를 하다가 노래가 안 들리는 집중에 빠지는 순간에 있다. 그 순간의 생산성과 효율성은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높은데 작은 진동 하나는 너무나도 쉽게 그 공간 속에서 나를 끄집어낸다.
루틴도 또 하나의 생산성을 올려주는 방법이다. 우리는 매 순간순간 고민에 빠진다. '운동을 갈까?', '지금 이걸 먹을까 말까?' 등등. 완성된 루틴은 그런 고민들로부터 우리를 해방시켜준다. 고민할 필요가 없어진다. 그냥 하던 대로 하면 되고, 그로 인해 쓸데없이 발생될 관심의 분산을 막아준다. 나는 이것을 회사에서 아주 잘 사용하고 있다. 한 번 고민되었던 일 중에 중요하지 않은 것은 다시 고민하지 않아도 되게 고정을 시켜둔다. 실제로 집중력을 유지하는데 꽤 큰 도움이 된다.
책 속의 많은 이야기들 중에 이 순간의 나에게 가장 인상깊은 핵심 메시지만 적어보았다. 자기계발서들이 보다 보면 그게 그 말 같을 때가 많다. 그 안에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메시지를 찾아 하나씩만 실천하다 보면 내일의 나는 조금 더 나아지지 않을까. 아무리 좋은 말을 적어 놓는 책들이라고 해도 작가마다 제일 하고 싶은 말은 다를 수 있으니까.
열심히 살겠다며 매일 5시 전에 일어나 하루를 보낸 지 거의 한 달이 다 되어간다. 이렇게 살아보니 뿌듯하긴 하다만 어딘가 허전함을 느끼고 있었다. 무작정 열심히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이 아니다. 이 길이 맞나 고민에 빠져있던 찰나에 딱 내가 듣고 싶은 말을 해주었던 책이다. 물론 작가는 다른 말을 더 하고 싶었을 수도 있고 다른 사람들은 다른 메시지를 읽어냈을 수도 있다. 모든 노래 가사가 내 이야기로 들리는 것처럼 책도 보는 사람마다 그리고 보는 시점마다 다른 말을 해줄 수도 있는 거니까.
아. 책에 이런 내용이 있었다.
By faithfully working 8 hours a day
you may eventually get to be boss and work 12 hours a day.
- Robert Frost -
하루에 8시간씩 성실하게 일해 봤자
결국에는 사장이 되어 하루 12시간씩 일하게 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