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간의 영국 여행기(1)
영국 철도 패스가 도착했다.
이제 며칠만 있으면 떠난다는게 실감 난다.
여행은 떠나기 전의 먼 곳에 대한 그리움과 동경으로
가슴 설레는 날들의 기다림이 주는 즐거움이 크다.
막상, 여행지에 도착해서 느끼는 감정들 보다
떠나기 전의 많은 상상의 시간들은 여행이 주는 또 다른 행복이다.
작년 여름 스위스 여행에서 돌아온 딸아이가
"아빠! 다음 여행지는 영국이야."
"왜?"
"영국엔 내가 보고 싶은 것들이 많아."
초등학교 5학년 딸아이는 지독한 책벌레다.
공부 벌레가 아니고, 나이에 걸맞지 않은 문학서적도 곧 잘 본다.
영국이 배경이된 많은 문학작품과 "셀록홈즈"와 "해리포터"의 본고장인 영국에 가고 싶단다.
"왜, 또 그렇게 비싼 곳을 골랐니?" 하는 생각도 잠시
"그래, 가자."
영국하면 "홍차"의 나라가 아닌가?
지리산 자락에서 茶 만들며 살아 가는 나, 아주 오래전부터 홍차의 본고장에서 그네들의 차문화를 직접 느껴보고픈 마음이있었다.
그러니 당연하게도 "트와이닝(Twinings)", "포트넘앤메이슨(Fortnum & Mason)" 같은
세계적인 브랜드의 홍차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과
"제인 오스틴", "에밀리 브론테", "세익스피어", "버지니아 울프" 등의
흔적을 따라 가는 영국 문학기행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그래, 가자."라고 대답했다.
1년 중 지금이 조금은 한가한 시기다.
세부 계획을 잡으면서 주문한 "영국 철도 패스"가 왔다.
이제 며칠만 지나면 떠날 수 있다는 생각에 기분 좋은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