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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애 Apr 03. 2017

홍차를 사랑한 여인, 제인 오스틴

3주간의 영국 여행기(2)

바스에 있는 제인오스틴 센터 입구

바람이 불고 빗방울이 떨어지면서 가을 날의 어느 한때처럼 스산한 기운이 밀려 온다.
영국의 날씨는 많이 변덕스럽다.
오늘도 비가 오락가락하다 햇빛이 쨍 하다가 이내 찬바람이 몰아쳐 한기가 몰려온다.
 
이곳 바스는 로마시대의 온천 목욕탕인 "로만바스"가 있어 관광객이 엄청 많이 찾는다.
내가 영국 여행중에 이곳 바스에 꼭 오고 싶었던 이유는 그 유명하다는 "로만바스"를 보기 위해서가 아니다.

"오만과 편견"의 작가로  우리에게도 익숙한 "제인 오스틴"의 흔적을 찾아서 왔다.


제인 오스틴은 집에서 차를 담당했다고 한다. 그녀가 살았던 시대는 홍차가 아주 고가의 사치품이어서

하인들에게 맡기지 않고 집 주인이 직접 관리했단다.


제인 오스틴 센터 내의 판매용 홍차 다구들


집에서 차를 담당한 제인오스틴은 "홍차"를 사랑하고 즐긴 여인이다. 그녀의 작품들에서 차를 마시는 장면들이

많이 등장한다. 그래서 그녀가 살았던 집이 무척 궁금했다. 제인 오스틴 센터는 바스에서 그녀가 머물던 집을 개조해 작은 박물관으로 꾸며 놓고 티룸이 있어 차를 마실 수 있다.


주문한 홍차 세트

 
센터를 둘러보고 티룸에 자리를 잡았다. 작은 티룸이다.
딸아이는 얼그레이를 나는 다르질링을 주문했다. 내 짧은 영어 실력으로는 메뉴를 이해 할 수 없다. 아는 단어를 조합해서 메뉴판에 나와있는 다르질링의 정보를 짐작해 보면 "고급 찻잎"으로 만든 좋은 차라는 정도다.

다르질링의 탕색

티팟에 담겨져 나온 다르질링의 맛은 순하고 부드럽다.

탕색이 연한 황금빛인걸 보니 발효(산화)도가 낮은 홍차다.

티룸 내부 풍경


차의 향미를 떠나서 오후의 햇살이 눈부시게 쏟아져 들어오는
먼 이국의 오래된 티룸에 앉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행복한 순간이다.


로열 크레센트(Royal Crescent)

티룸을 나와서 바스의 유명한 건축물인 로열 크레센트를 찾았다.

크레센트(crescent)는 "초승달 모양의 광장 혹은 거리"를 의한다. 초승달 모양의 독특한 건축물은 시선을 잡아 끌었다. 건축 시기가 1774년이라고 하니 세월이 제법 많이 흘렀지만 지금도 사람이 살고 있다.
우중충하게 비를 뿌리던 날씨는 흰구름 사이로 푸른 하늘을  보여 주면서 햇빛이 강하게 내려 비친다.

바스에선 인도에서 온 부드러운 다르질링의 향과 로열 크레센트의 시원한 풍경을 마음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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