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풍경

-내가 만난 교사

by 김산

08:00

오늘 아침에도 그가 정문에서 학생의 등교 지도를 하고 있다. 그는 상냥하게 웃으며 학생을 맞는다. 간간이 ‘이 새끼!’, ‘야, 인마!’ 하고 소리치지만, 목소리에 화가 담기지 않았고 악의도 읽히지 않는다. 교복을 안 입었거나 신발이 불량한 학생들을 지도한다. 노련하다. 30년 교직 경험이 담긴 모습이다. 중학교 정문으로 들던 아이들은 가까운 거리를 포기하고 먼 길을 돌아간다. 불편하지만, 그러기로 약속된 것이니 가지 않는 것일 테다. 교육이 잘된 모습이다.


08:25

고등학생들의 걸음이 빨라진다. 고등학생이 교실에 들어야 하는 시간이 8시 30분이다. 아이들도 제가 걷는 위치와 남은 거리를 헤아리는 것일 테다. 이때 그 교사의 특유의 인자함이 발휘된다. ‘야야! 이리 와’ 하니, 지각을 지적한 줄로 알고, 가던 학생이 멈칫한다. 그러니 그 인자한 교사는 ‘그냥 이리 가라고! 지각하면 안 되잖아.’ 하며 씽긋 웃는다. 어떤 여학생에게는 손가락 인사도 한다. 학생들은 ‘고맙습니다.’라는 말로 보답하며 빠르게 이동식 교실로 든다.


08:40 내 의자에 앉아서 일어난 생각

출발선이 달라도 결승선을 같게 하려는 눈부신 노력이 아닌가. 짜증스러울 아침을 화기애애하게, 잠에서 덜 깬 학생들이 기분 좋게 아침을 맞을 것이다. 한 교사의 마음가짐이 학교의 아침 풍경을 다르게 할 수 있다니! 저렇게 달라지면 학생들과 다툴 일을 줄이고 작은 차이로 지각을 가르는 일도 없으니 얼마나 좋은가. 학교는 본래 다른 사회보다 너그러워야 하지 않는가.

그러니, 오늘 급식소에서는 쌀을 쪼금 더 씻고, 치킨 다리는 몇 개 더 튀길지 모를 일이다. 양이 넉넉하니, 교장 선생님 하나 더 드리고, 김 선생님은 치킨 마니아이니 하나 더 드리고, 그래서 또 남으면 조리원들끼리 나누면 되니까. 잔반 처리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조리원의 행복 지수도 조금 올라갈 테니 이 얼마나 좋은 일인가.

작가의 이전글여행할 수 없나요? 그러면 책을 읽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