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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사사이

조용히 내 민 사탕 한 개

말없이 전해진 백발 할머니의 마음

by 헬시기버

조용한 예배 시간.

앞자리에 앉은 젊은 분이 마른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한두 번쯤하고 멈출 줄 알았는데, 좀처럼 그치지 않았다.


혹시나 예배에 방해가 될까, 기침을 참으시는 모습이 뒤에서도 느껴졌다.

'아이고, 얼마나 힘드실까.' 마음이 쓰이던 그때였다.


바로 옆에 계신 백발의 할머니가 조용히 가방 속을 뒤적이셨다.

잠시 후, 할머니가 손끝에 잡힌 무언가를 꺼내드시고는

기침하는 젊은이에게 아무 말 없이 내미셨다.


사탕이었다.


젊은 분은 살짝 고개를 숙여 감사의 인사를 전했고,

할머니는 다시 아무 일 없다는 듯 예배에 집중하셨다.


두 사람 사이에는 말 한마디 오가지 않았다.

그저 사탕을 건네는 손 길 하나,

그리고 고개 숙인 인사 하나가 전부였다.


그 짧은 순간이 참 따뜻했다.

모르는 사이였지만, 말이 없어도 마음은 전해졌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온기를 오랜만에 느꼈다.


그날 나는 다짐했다.

나도 가방에 사탕을 넣어 다녀야겠다고.

누군가를 위해,

작은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이상하게도 그날 목사님의 말씀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사탕 하나에 담긴 따뜻한 마음은

아직도 내 마음속에 오래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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