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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기버 Nov 03. 2023

내 안의 돼지개

나는 왜 저녁 약속을 못해!

남편은 퇴근하고 수영하고 오겠다 했다.


(아이들도 수영을 갔으면 나도 헬스 할 수 있었는데 아이들 몸이 안 좋아 못 갔다.)


수영 끝나고 전화가 와서 미용실 다녀온다고 하는데 미용실 이모가 곧 문을 닫는단다.


그래서 집으로 바로 오는 줄 알았더니 수영 멤버들과 치킨 먹고 온단다.


좋겠다.


나는 오늘 하루 종일 나만 가면 다 모이는 동료 모임에 떻게든 참석하고 싶어서


아이들 학원 스케줄을 생각하며 머리를 이리 굴리고 저리 굴렸는데 답이 안 나왔다.


아무리 빨리 가도 늦을 텐데 늦어도 되겠냐며 여쭤보고 내가 안쓰러우셨는지 부담 갖지 말라 하신다.

8명 중 나만 이런 상황이라니.


참 서글프다.

당신은 좋겠다.


아무 고민 없이 약속 잡을 수 있어서.


난 아이들 데리고 집에 와야 하는데.


회식도 못하고 약속도 못 잡는다.


평일은 생각도 못한다.


나도 약속 나갈 수 있는 사람인데.


화가 날 일이 아닐 텐데 싶으면서도 화가 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폭풍 먹고 싶다.


먹는 건 내가 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결과는 참혹하다.


결국 내 몸만 망가진다.


왜 먹었지 하며 자책하고 마음도 망가진다.


'돼지개'


돼지를 지키는 사냥개.


심리학 용어란다.

책 [식욕 버리기 연습] 중

의지박약으로 만들어지는 마음속 주저.


이 돼지개가 비만, 폭식의 원인을 찾지 못하게 한단다.


불만, 화를 다스려야 하는데 쫌생이라 그런지 너그러운 마음이 안된다.


나도 약속 잡고 싶고,
저녁에 나가고 싶다!


이렇게 글로라도 해소하며 외쳐본다.


그리고 과자로 스트레스 풀지 않은 나를 칭찬하며 달래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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